물 들어올 때 노 젓자…남북정상회담 이슈에 고무된 건설·부동산 투자

기사승인 2018-09-19 0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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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올 때 노 젓자…남북정상회담 이슈에 고무된 건설·부동산 투자

이달 18일부터 20일까지 이어지는 남북정상회담에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국내 4대그룹 회장단이 방북하면서 대북 사업(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도 TF(테스크포스)팀을 따로 신설하는 등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커질수록 부동산 시장도 호재로 작용한다. 경기 동북부에 위치한 파주, 양주시 부동산 시장도 남북 간 평화무드에 발맞춰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건설업종의 주가 상승의 기대감으로 ETF(상장지수펀드) 수익률도 오르고 있다. 주요 상장 건설사들의 구성 비중이 높은 펀드상품은 6개월 동안 20%가 넘는 수익을 냈다.

다만 투자에 있어서는 항상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남북 경협 사업이 구체화된 적이 없고, 정권에 따라 대북 정책의 방향도 일희일비 할 수 있기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남북정상회담 호재에 건설업종 기대감…규제에도 건설 ETF는 수익률 ‘선방’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건설업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불거졌으나 증권업계에서는 호재로 판단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 방안이 줄줄이 나오고 있으나 남북 경협 사업이 건설업종에 새로운 활로를 찾아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연구원은 “남북경협은 근본적으로 자금처에 상관없이 건설에 수혜”라며 “동시에 북한의 공단 등 토지조성사업에 중대한 역할을 LH를 포함한 남한 내 공기업들이 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남한에서 LH의 부담을 덜어 줄 도시개발 디벨로퍼들의 성장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호재는 건설업계 종목을 담은 ETF(상장지수펀드) 수익률에서도 잘 나타난다. 미래가치를 반영한 증권업의 특성 상 건설업종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ETF)는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의 구성비중이 높은 상장지수펀드(ETF) ‘KODEX 건설’의 6개월 기준 수익률은 21.17%에 달한다. 이 펀드는 현대건설(21.37%), GS건설(12.39%), 삼성엔지니어링(10.93%), 대림산업(9.61%) 등 대형사들의 종목을 펀드로 담은 상품이다.

◇ 파주 등 경기도 북부, 남북경협 수혜 지역 부상 가능성↑

남북화해 무드로 인해 그동안 부동산 투자에서 다소 외면 받았던 경기 북부 지역도 조금씩 주목받고 있다. 

이 가운데 파주 운정신도시 내에서 올해 안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착공된다는 소식에 부동산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파주~동탄을 잇는 약 83㎞ 구간 GTX-A노선이 개통될 경우 파주에서 강남 삼성역까지 약 20~30분만에 갈 수 있다고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 같은 호재로 파주 운정신도시 내 웃돈(프리미엄 가격)도 수천만원 가까이 붙었다. 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분양한 ‘운정신도시롯데캐슬파크타운2차’의 현재 매매가(일반 평균가 기준, 전용면적 84.25㎡)는 4억1500만원으로 분양가 3억5800만원(전용면적 84.25㎡, 10~13층 기준) 대비 약 5000만원 늘어났다. 

또한 남북정상 회담이 수차례 개최되고 평화공존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이 지역 지가(토지가격)도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파주 일대 토지 거래량(2만4608건, 8월 14일 기준)이 이미 작년 전체 거래량(2만7692건)에 육박한 상태다. 가격 상승률은 5.6%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파주가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냉랭했던 것은 남북 분단 체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희 정권은 휴전선에서 40km 떨어져 있는 강북에 인구와 시설이 느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또한 당시 강북 지역의 택지는 거의 다 개발된 상태로 인구 유입에 한계가 있었다. 아울러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강남 개발에 탄력을 붙게 했다. 박정희 정권은 경부고속도로 건설이 추진되면서 재원이 부족해지자 영동지구 구획정리 사업을 하게 된다.

냉전체제가 고착화되고 강남 개발이 집중화되면서 파주시 등 경기북부 부동산 시장에서 소외됐다. 

하지만 분단체제가 흔들리고, 남북 경협과 같은 굵직한 사업들이 추진될 것이란 소식으로 이 지역의 가치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GTX 신설을 위한 착공 가능성이 커지고 남북 경협 사업 등으로 그동 파주시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권의 교체 여부에 따라 남북 관계가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 현정은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그룹의 계열 현대아산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금강산 관광 사업 등이 중단되면서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 주택시장 역시 남북관계가 냉랭해질 경우 관련 지역의 개발 사업이 잠정 중단되거나 연기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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