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허셉틴 내성 유방암 새 치료법 발견

기사승인 2018-09-28 14: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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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허셉틴 내성 유방암 새 치료법 발견국내 연구진이 표적항암제 허셉틴에 내성을 보이는 유방암의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해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한양대 의과대학 공구 교수(병리학과)와 이정연 교수(의학과) 연구팀이 최근 항암제 허셉틴에 내성을 갖는 HER2 양성 유방암의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HER2 양성 유방암은 ErbB 수용체의 멤버인 HER2 (ErbB2) 암유전자의 증폭(amplification) 또는 과발현(overexpression)을 보유한 유방암으로,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 유방암에 대한 표적항암제인 허셉틴(성분 트라스트주맙)은 HER2 양성 유방암 치료효과를 높였으나, HER2 양성 유방암은 다른 유방암에 비해 공격적인 양상을 나타내며 환자의 과반수 이상이 기존 표적치료에 저항성을 갖거나 치료 중 내성이 발생한다. 따라서 항 HER2 치료 내성의 원인을 찾아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필요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국내외 유방암 환자 빅데이터를 분석해 MEL-18 유전자 증폭이 HER2 양성 유방암의 예후, 치료 반응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동물모델 실험에서 MEL-18 유전자 발현을 제어함에 따라 항 HER2 치료 반응성이 달라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적 변이를 조사한 결과, HER2 양성 유방암의 약 30~50%에서 MEL-18 유전자 증폭이 함께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중 MEL-18 유전자 증폭을 보유한 환자군(MEL-18+/HER2+)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MEL-18-/HER2+)에 비해 낮은 재발률과 사망률을 나타냈고 허셉틴(Herceptin)에 좋은 예후를 보였다.

‘MEL-18 유전자’는 ADAM10/17 등의 발암 유전자들의 발현과 효소 활성을 억제하는 유전자로 유방암에서 종양억제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ADAM10/17(세포 내에 활성화된 ErbB 리간드들의 분비를 촉진하는 효소로, ErbB 리간드-수용체의 활성을 촉진함으로써 HER2 치료제 내성을 유발)의 활성이 항 HER2 치료 내성의 주요 원인임을 찾아냈으며, ADAM10/17 활성억제제와 항HER2 치료제를 복합투여 시 종양의 크기가 최대 83%까지 감소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HER2 양성 유방암의 새로운 진단법으로서 MEL-18과 HER2 유전자의 동반진단 가능성과 이를 기반으로 기존 항HER2 치료제에 내성을 나타낸 MEL-18음성/HER2 양성 유방암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다.

공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HER2 양성유방암에서 MEL-18 유전자 관찰이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ADAM10/17 저해제가 허셉틴의 내성을 극복하는데 활용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미국 국립암연구소 학술지(Journal oftheNational Cancer Institute) 9월2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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