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질 아이스크림 제보에 택배로 보내라? 녹으면...

절차 까다롭고, 보상 없이 행정처분만 하는 식약처에 소비자 신고 이유 없어

기사승인 2018-10-1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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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아이스크림 제보에 택배로 보내라? 녹으면...# 먹던 아이스크림에서 벌레가 나와서 어떻게 처리 하냐고 식약처 콜센터에 문의했더니 절차상 제품을 수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품을 택배로 보내라고 하기에 제품이 아이스크림이라고 했더니 제품을 보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녹지 않느냐고 다시 물의니까 “그렇겠죠”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아이스크림이 녹으면 어떻게 확인하겠다는 것인지, 결국 접수를 포기했습니다.

음식물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정·불량식품 신고센터(1339)를 운영하고 있는데 소비자에 다가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식품안전정보포털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의 ‘불량식품 신고하겠습니까? 1399’는 소비자가 직접 부정·불량식품을 신고하는 사이트이다. 신고자정보, 제품 및 업체정보, 신고내용 등을 기입하면 접수가 된다. 

하지만 신고자정보를 제외하고 다른 부분을 기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제품 및 업체정보를 보면 제품명, 유통기한, 포장단위, 제품 구입장소 등을 적도록 돼 있다. 개인적으로 구입했을 경우나 알 수 있는 것이고, 밖에서 사먹는 경우 과연 포장지를 안 버리고 보관하는지도 의문이다. 포장지가 없는 경우 제품명, 유통기한 등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이물이 발견될 경우 사이트에서는 반드시 해당제품(포장지 포함) 뿐만 아니라 이물까지 보관하고 있어야 조사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요구가 얼마나 가능할지 의문이다.

위 사례처럼 아이스크림인 경우는 어떨까. 직접 1399에 전화해봤다. 

“식품에서 이물질이 나와서 전화했습니다” “어떤 식품인가요. 업체는 어디인가요” “아이스크림인데요” “어떤 것을 원하시나요. 교환이나 환불, 사과는 업체나 소비자원으로 하셔야 합니다. 저희는 행정처분을 하는 곳이어서요” “그럼 보상을 받으려면 업체에 다시 전화해야 하나요” “네, 업체나 소비자원으로 하시면 됩니다” “접수를 하려면요” “이물질하고 포장지를 보내주시면 되요. 착불로” “접수하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일반적으로 15일 이내에 처리해서 알려드리는데 조사 물건이 많으면 조금 더 걸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처리방법은 홈페이지와 같이 이물질 제품과 포장을 택배로 보내도록 안내됐다. 하지만 포장지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해당 콜은 업체의 행정처분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어느회사 제품인지, 그리고 이물질과 제품도 보관하고 있어야 했다. 

즉 소비자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이 안 된 것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이물질로 인해 보상보다 행정처분 받기를 원할까. 또 행정처분을 요구한다 해도 결국은 업체나 소비자원을 통해 보상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아이스크림 한개 먹고 두 번 일을 할 소비자가 얼마나 많을 지도 의문이다. 

위 제보자 A씨도 결국은 해당 업체에 전화를 해서 보상 방안을 논의했다. A씨는 “녹는 아이스크림을, 또 이미 버린 포장과 함께 택배로 보내라는 말에 불편을 감소하면서까지 보낼 생각은 없었다”며 “업체와 만나서 보상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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