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반도체 시장 침체 우려…‘위기를 기회로’ 삼성·SK

기사승인 2019-01-19 01:01:00
- + 인쇄

쏟아지는 반도체 시장 침체 우려…‘위기를 기회로’ 삼성·SK반도체 호황이 꺾이면서 시장 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다만 업계 리더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1281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8.6% 늘어났다. 다만 12월 반도체 수출의 경우 89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5월 이후로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밑돌았다.

이에 삼성전자와 SK의 하이닉스는 ‘어닝 쇼크’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직전 분기 대비 각각 38%, 2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ICT 전체 품목 수출의 60% 정도를 담당하는 반도체 시장이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다.

해외 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세계 4위 D램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난야테크놀로지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50% 줄인다고 발표했다. 난야 측은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를 고려해 투자 계획을 축소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도 올해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반도체 업황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총 4980억달러로 지난해(4770억달러)보다 2.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7년(21.6%) 지난해(13.4%)의 증가율에는 못 미치지만, 성장세는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 역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투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반도체 고점’ 논란을 불식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최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알려진 것과 달리 반도체 시장 전망이 밝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반도체값이 이례적으로 높은 것이었을 뿐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 것이라고 들었다”면서 “반도체 투자, 공장 증성 등을 계속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경제수석이 좀 챙겨보라”고 덧붙였다. 정부 차원에서도 반도체 시장을 지원사격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향후 3년간 180조원, 4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반도체 신규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투자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특히 정부와 함께 오는 2028년까지 12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 시장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 점도 국내 기업에는 호재다. 지난달 말 미국 상무부는 중국 반도체 업체인 푸진젠화가 반도체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제한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미국산 반도체 칩과 부품을 화웨이와 ZTE에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의 반도체 시장 진입이 미뤄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 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관측된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