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미 기자입력 : 2019.02.11 14:40:33 | 수정 : 2019.02.11 14:40:47
5·18 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린 故(고)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의 회고록 일부입니다. 1980년 5월 광주기독병원 원목실장으로 재직하던 헌틀리 목사는 5·18 당시 광주의 참상을 촬영, 지인들을 통해 몰래 미국과 독일 등지로 보냈습니다. 그날의 기억은 푸른 눈의 목격자에게도 비극이었습니다. 헌틀리 목사의 부인 마사 헌틀리 여사 역시 5월의 광주를 떠올리며 ‘참혹 그 자체’라고 표현하기도 했죠.
외국인이 이럴진대, 5·18 민주화운동을 바라보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시각은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 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망언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이 함께한 자리에서 극우 논객 지만원씨는 “북한군 개입은 이미 증명된 사실” “전두환은 영웅”이라고 주장하며 민주화운동을 폄훼했습니다. 여기에 이 의원은 “80년 광주폭동이 10년, 20년 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운동이 됐다”며 “다시 (폭동으로) 뒤집을 때”라고 주장했고요. 김 의원도 “조금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가세했습니다.
이들의 목표와 이득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지씨는 앞서 ‘5·18 북한군 배후설’을 주장하며 민주화운동을 왜곡해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런 지씨를 공청회 발표자로 내세우고 그것도 모자라 경악스러운 주장에 조직적으로 동조한 한국당 의원들. 거짓과 선동, 공분이 새롭게 찾은 보수 혁신과 개혁 방법인 걸까요. 그들이 만드는 보수에 오늘도 끝없는 환멸을 느낍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