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당협위원장 “TV홍카콜라 도전, 무모한가요…유튜브 채널 1위”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19-02-21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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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도전에 대해 무모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자유한국당 서울특별시당 송파을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배현진 당협위원장은 정치인으로서는 이색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요주의 인물이다. 그는 약 10년간 자리를 지켜온 MBC 앵커·방송기자 직을 내려놓고 한국당에 입당했다. 지난해 3월 서울 송파을 재보궐 선거에서 낙선한 후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이후 12월 돌연 대변인 사퇴 소식을 알리며 지역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를 제작하고 있는 총괄제작자이기도 하다. 배 위원장은 “정치는 누구나 뜻을 품고 공부하면서 하는 것이라고 들었다”면서 “목적을 위해 수단을 함부로 하지 않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배현진 당협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MBC 퇴사 이후 곧바로 정계에 입문했다. 어떤 계기였나
▶ 개인적으로는 고민이 많았다. MBC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일부 세력을 몰아냈다는 식으로 여론이 주도됐다. 사실은 각자 개인사정에 따라 파업에 대한 생각이 나뉘었다. 대의명분을 따르는 소수, 편승하려는 이들,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저와 같은 사람이 있었다. 집단 따돌림 등도 비일비재했다. 이같은 내부투쟁이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됐고, 정부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언론의 본분 망각에 대해 얘기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 시기에 MBC를 나와 정치인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 종편 채널 앵커 등 언론인으로서의 제안도 받지 않았나
▶ 뉴스 앵커 하차 당일 후련함을 느꼈다. 마지막 1년은 정신적으로 고갈돼 있기도 했고 정말 사랑했던 일을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2010년 노조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한 이후부터는 집까지 미행하는 사람도 있었고, 소금을 뿌리는 사람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들이 벌어졌다. 방송에서는 회사의 얼굴이기 때문에 강건해보여야 한다고 생각해 힘든 내색은 하고 싶지 않았다. 꿈꿔왔던 MBC 앵커로서의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했으면 됐다’ 싶어 방송 마이크를 다시 잡진 않았다.

- 힘든 과정을 거친 만큼 정치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를 것 같다
▶ 정치가 거창하다고 보진 않는다. 계속해서 이어나가야 할 삶에 대한 지난한 노력들이라고 생각한다. 가까이는 내 친구와 가족이 사회조직 안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 크게는 국가체계가 어떻게 건전한 상식과 가치로 지켜져야 하는지 공유할 수 있는 장이다. 우파를 지지한다고 해서 좌파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같은 목표점을 향해 가지만 방법과 방식이 다를 뿐이다. 다만 보수가 가지는 규범, 이를테면 목적을 위해 수단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원칙 등이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 지금은 송파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 말 그대로 지역 조직을 관리하는 게 제 임무다. 중앙당과 지역당원들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만들어주는 매개체다. 길게는 선거를 위해 말단 조직을 다져가는 역할도 한다. 지역 내에선 기초의원들이 표를 한 장 한 장 모아서 쌓아놓으면 중앙당에서 붕괴시켜 버린다는 불만이 꽤 컸다. 대변인 사퇴 의사를 밝혔던 이유도 마찬가지다. 비상대책위원장, 사무총장의 말에 비해 대변인의 말은 뉴스로서 가치가 떨어졌다. 굳이 비대위에 있기 보다는 지역 말단으로 가서 바닥 현장을 뛰는 게 제 역할이겠다 싶었다.

- 지역밀착형 활동도 많이 하지 않나. 지역민 반응은 어떤가
▶ 설 인사 차 지역 내 석촌시장을 방문했다. 근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미관을 해친다고 건물주와 주민들 모두 반겨하지 않는 재래시장이었다. 가족같이 친한 분들이 많았는데 먹고 살 걱정으로 고민하고 계셔서 새해인사는 차마 하지 못하고 힘내시라는 위로만 건넸다. 일단 경제가 어려우니까 못 버티는 분들도 많고, 새롭게 조성된 지역 환경 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한국당이 아직 지역까지 가기엔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어서 당이 정돈되어 지역 구석구석을 살필 수 있으면 좋겠다. 

배현진 당협위원장 “TV홍카콜라 도전, 무모한가요…유튜브 채널 1위” [쿠키인터뷰]
- ‘TV홍카콜라’에 대해선 총괄책임자도 맡을 만큼 애정이 깊은 것 같다
▶ 이제 시집가겠다 싶으면 꼭 일을 벌인다고 지인들이 웃는다. 홍준표 전 대표께서 기존의 언론을 통해 담아내지 못했던 얘기들에 대한 답답함이 있었다. 그 부분을 유튜브를 통해 해소하려고 방송을 결심하셨다. 하지만 동영상 제작은 아무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나. 둘러보니 근처에 제가 있었던 거다. 먼저 방송을 제안하셔서 배우면서 해보자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 저도 이번 기회를 계기로 지난해 12월 영상콘텐츠 법인을 만들었다. 갓 백수딱지를 뗐다.

- 기세가 상당하다. 국내 유튜브 채널 중 1위라고 들었다
▶ 사실 저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만 유독 정치인 유튜브 채널이 활성화돼있다. 그 이유를 묻기 위해 구글에서 방문한 적도 있다. 개인정보 정책 상 구독자 특징을 알아볼 순 없지만 댓글이나 대략적인 추이 등을 계속 분석하고 있다. 의외로 2-30대 젊은 남성층이 많고 중장년층의 유입이 적다. 많은 연령대가 고루 보시는 것 같아 확장성이 크겠다 싶었다.

-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은가
▶ 홍준표 전 대표 채널이긴 하지만 프로그램 기획은 전적으로 저에게 맡기셨다. 현재 방송 중인 시사대담 코너 ‘홍크나이트’도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프로그램을 구현해본 것이다. 정치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사회 분야, 주부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등 다양하게 기획해보고 싶다. 식견이 높은 정치인을 초대해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안보 같은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어주는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보려 한다. ‘TV홍카콜라’팀도 개편을 앞두고 매일같이 회의하고 있다.

- 10년 뒤 본인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 결혼을 해서 아이도 두 어명 낳았으면 한다. 학창시절엔 가장 먼저 시집가겠다고 했었는데 일하다보니 시기가 늦어졌다. 차기 총선 이후 꼭 좋은 인연을 만났으면 좋겠다. 앵커와 대변인 등 지난 10년 간 주목 받는 위치에 주로 있었다. 이제는 국민을 곁에서 돕는 보조적 역할을 하고 싶다.

<배현진 당협위원장 약력>
▷ 숙명여자대학교 정보방송학 학사
▷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학 석사과정 수료
▷ MBC 아나운서국 입사
▷ MBC 뉴스데스크 앵커
▷ MBC 보도국 국제부 기자 
▷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 자유한국당 서울특별시당 송파을 당협위원장
▷ TV홍카콜라 총괄제작자

엄예림 쿠키뉴스 기자 yerimuh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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