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건강뉴스-체크리포트] ‘작은 관절 동시 침투’ 류마티스관절염, 면역 오작동 잡는 추적치료…“재활운동 도움”

기사승인 2019-03-06 20: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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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혈액 속 면역 체계는 아주 복잡하면서도 정교합니다.

감염 신호가 감지되면 우리 면역 체계는 즉각 방어 시스템을 가동해 몸에 이상이 남지 않도록 진을 칩니다.

그런데 최근 수십 년 사이 아군을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는 이른바 자가면역질환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면역 체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정상 조직을 손상시키는 것이죠.

그 대표적인 질환으로 류머티스관절염을 꼽을 수 있습니다.

본래 임무를 망각한 면역세포가 몸 속 조직을 공격할 때는 주로 관절을 감싸고 있는 막, 즉 활막을 노린다고 합니다.

활막에 염증이 생긴 걸 방치하면 관절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 이어져 있는 뼈들까지 심하게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리포트>

류마티스관절염은 다발성 관절염입니다.

여러 군데에서 동시에 침범이 나타나는 염증 질환이죠.

주요 특징이 손가락, 손목, 발가락 같은 작은 관절을 파고들어 통증이나 부종을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하고 붓는, 이른바 조조강직 현상도 류마티스관절염의 대표적 증상입니다.

이에 반해 주로 노화 등으로 인해 연골이 닳아 나타나는 퇴행성관절염은 엉덩이 부분 등 체중이 많이 실리는 관절에 생깁니다.

류마티스관절염처럼 아침에 관절이 뻣뻣할 수 있지만, 대부분 30분 이내에 풀립니다.

이상훈 교수 /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퇴행성관절염 같은 경우에는 보통 하중이 가해지는 한 쪽만 닳는 경향이 있는데, 이쪽 무릎을 보시면 바깥쪽과 안쪽이 전부 다 닳아서 붙었거든요. 이건 퇴행성이 아니라 이미 염증이 반복되면서 연골이 완전히 다 녹아 뼈와 뼈가 맞닿게 된, 맞닿게 되니까 그 변화로 이렇게 주위에 뼈가 자라는 그래서 연골이 거의 완전히 소실된, 왼쪽 무릎 같은 경우는 완전히 소실이 됐고요. 오른쪽은 그래도 조금 남아있는 그런 양상입니다. 이 정도의 진행 정도면 무릎 수술을 해야 될 수도 있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반복되면, 활막과 연결돼 있는 뼈들이 암세포가 퍼지듯 녹아내릴 수 있습니다.

이때 인대나 연골까지 훼손되는데요.

손 관절의 경우 손가락이 비틀어지는 형태로 변형이 나타납니다.

염증은 손, 발, 무릎 쪽 어디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상훈 교수 /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손이 변형되면 힘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손이 주로 옆쪽으로, 바깥쪽으로 휘어지고 손가락은 백조 모양처럼 고부라지는 형태로 변형이 옵니다. 이로 인해 물건을 짚거나 뭔가를 틀어서 따는 게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손도 그렇지만 다른 부위도 마찬가지겠네요.)
“손가락은 주로 그렇지만 만약에 무릎에 온다면 걷지를 못하죠. 무릎은 다 망가지게 되면 인공관절이나 수술을 해서 관절을 치환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발가락이나 발목도 걷는 데 아주 중요한 관절이기 때문에 관절 치료가 안 되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스튜디오>

앞서 리포트에서 ‘조조강직’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특히 아침에 몸이 뻣뻣하게 굳는 걸까요?

실은 꼭 아침이 아니더라도 이 같은 증세는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보통 강직 현상은 몸을 한동안 움직이지 않다가 다시 움직이려 할 때 생깁니다.

잠자는 동안 몸을 움직일 일이 없으니 아침에 이런 증세가 더 잦은 거죠.

그리고 한 가지 더, 일반적으로 자가면역질환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자주 걸리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류마티스관절염 또한 그렇습니다.

여성 환자가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성별이나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 연구에 따르면 흡연을 하거나 치주염을 일으키는 균이 침투할 경우 유발되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비중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문의들은 복잡한 유전자 검사 이전에 담배부터 끊고 구강 관리를 하는 것이 예방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리포트>

사실 류마티스관절염이 왜 발생하는지, 그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예방도 쉽지 않을뿐더러 환자의 증상부터 혈액 검사, 초음파 검사 등에 대한 의사의 소견 하나하나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론 다른 질환과 헷갈려 치료 적기를 놓치는 오진 사례가 있기도 합니다.

게다가 한번 잘못 자리 잡은 면역은 사라지는 경우가 드뭅니다.

오랜 기간을 지나면서 서서히 약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상훈 교수 /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그럼 약을 보통 얼마나 먹어야 하는 건가요?)
“거의 평생을 먹게 되죠. 당뇨나 고혈압처럼 생각하시면 되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은 여러 내과적 만성질환은 사실 점점 나빠지는데, 류마티스관절염 같은 면역질환들은 초기에만 치료를 잘 하면 오히려 계속 약을 줄여나가다가 나중에는 거의 안 쓰거나 중단까지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하지만 기간은 완전히 나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증상을 계속 봐가면서 안 먹다가도 환자가 또 갑자기 부으면 또 시작을 해야 하고요.”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세포가 자기 관절을 공격하는 병이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하는 것으로 치료가 시작됩니다.

약물치료 시기가 늦었거나 관절이 이미 손상됐다면 수술적 치료가 이뤄집니다.

비교적 큰 관절인 무릎 등에는 인공관절을 끼워 넣고, 인공관절 삽입이 힘든 작은 관절, 즉 손가락이나 발가락 관절에는 틀어진 모양 등을 바로잡는 교정수술을 진행합니다.

이상훈 교수 /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그 다음에 약을 아무리 써도 활막염이 심해서 그 부분에 염증이 계속 생긴다면 활막을 제거해서 염증 부위만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든가 그런 것들이 필요한데, 기본적으로 이건 전신질환이라 어느 한 군데를 수술한다고 해서 낫는 게 아니라 망가진 부분을 일시적으로 그 부분만 치료하는 것일 뿐 병 자체를 치료하려면 약물치료 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스튜디오>

오랜 기간 복용해야 하는 류마티스관절염 약.

일종의 면역억제제인데요.

이 약은 당장 내 몸을 노리는 면역세포의 공격은 줄일 수 있지만, 계속 고용량을 쓰면 다른 세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좋은 면역까지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감기나 폐렴 같은 감염성질환 위험이 다소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죠.

전문의를 통해 안전한 복용 기간 및 용량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으시길 바랍니다.

류마티스관절염 자체가 면역병이라 근본적 치료는 약물로 이뤄진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관절이라는 게 제 기능을 돌아오게 하려면 재활운동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염증이 오래된 관절의 경우 그만큼 오랫동안 못 썼으니 주위 근육들도 위축되기 마련인데요.

재활운동을 병행해 주변 근육을 키우면 관절 기능도 빨리 돌아오고, 염증이 있어도 관절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 삶의 불편함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고정된 자전거를 앉아서 타는 운동 그리고 걷기 등이 특히 좋고, 손가락 같은 작은 관절은 고무공을 이용해 가볍게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악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쿠키건강뉴스-체크리포트] ‘작은 관절 동시 침투’ 류마티스관절염, 면역 오작동 잡는 추적치료…“재활운동 도움”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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