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여중생 살인사건’ 16년 만에 제보자 등장…빨간 매니큐어 실마리 풀릴까

기사승인 2019-03-31 09: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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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여중생 살인사건’ 16년 만에 제보자 등장…빨간 매니큐어 실마리 풀릴까미제로 남았던 이른바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의 제보자가 16년 만에 등장했다.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30일 장기 미제로 남아있던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에 대해 방송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04년 2월 경기도 포천시 도로변 인근 배수로에서 지름 60㎝ 좁은 배수관 안에서 여중생의 변사체가 발견된 사건이다.

엄마와 통화를 하며 집으로 오던 엄양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이후 96일 만에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현장에서 나온 유일한 단서는 죽은 엄 양의 손톱과 발톱에 칠해져 있던 빨간 매니큐어뿐이었다. 평소 엄양이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았다는 가족과 친구 진술에 따라 엄양이 숨진 후 범인이 칠한 것으로 추정됐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 3월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당사자는 엄양과 이웃한 마을에 살던 한모씨였다. 한씨는 엄양이 실종되기 일주일 전 끔찍한 사건을 겪었다고 밝혔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한씨는 저녁 무렵 걸어서 귀가하던 중 낯선 흰색 차량이 다가와 동승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한 차례 거절했지만 결국 동승하게 됐고 도착지에 다다라 내려달라고 요구하자 운전자는 문을 잠근 채 계속 운전했다. 한씨는 달리는 차 문을 억지로 열고 죽음을 각오하고 탈출했다.

한씨는 운전자의 인상착의와 특징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남자 손이 매우 하얗고 손톱이 깔끔했다. 꼭 투명 매니큐어를 칠한 것처럼”이라고 당시 남성을 기억했다. 

16년이 지난 후 한씨는 “아이 부모님을 생각하면 미안했다”며 “그분들께 마지막 어떤 중요한 단서를 줄 수 있다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용기를 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제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한씨의 설명에 따라 용의자의 몽타주를 그렸고 한씨는 이를 보고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 최면수사를 통해 차량번호가 “경기 735*”이라고 기억했다. 또 인근 공업사에서 나와 자신을 따라왔다는 것도 기억해냈다.

제작진은 해당 공업사에 찾아가 한씨가 봤다고 한 차량번호가 지난 2003년 당시 있었는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전산 기록이 2006년부터 남아 찾지 못했다. 다만 2006년 이후 공업사에 온 “경기 735*” 차량을 찾았다. 이는 인근에 사는 정모씨의 차량이었다.

정씨는 2003년 10월 해당 차량을 누가 몰았냐는 질문에 “아들이 끌다 엄마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아들은 20대였다. 이후 제작진은 정씨의 아들을 만났지만 아들은 직업상 해당 시간에 포천에 있을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씨가 증언한 175㎝의 호리호리한 체격, 깔끔한 손 등의 몽타주 속 외모와 정씨 아들은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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