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페이퍼’에서 ‘검은 반도체’로…수출 효자로 우뚝 선 김

기사승인 2019-05-1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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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페이퍼’에서 ‘검은 반도체’로…수출 효자로 우뚝 선 김김 수출액이 5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차세대 K푸드로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 김 생산량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한·중·일 3국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10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2014년 2억7439만 달러였던 김 수출액은 2018년 5억2556만 달러를 기록하며 5년 사이 2배 가까이 폭증했다. 수산물 수출 상위 5개 품목에서도 참치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상황이다. 전체 수출품목에서도 라면과 인삼 등을 넘어선지 오래다.

관련업계에서는 2017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김 제품 규격안’을 아시아 표준 규격으로 정한 것이 성장에 밑바탕이 됐다고 보고 있다. 한국 김이 아시아지역 표쥰이 되면서 유명세를 탔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 지역에 한정됐던 수출국이 유럽과 미주 지역으로 넓어진 것도 크다. 실제로 지난해 김의 대(對) 미국 수출은 9517만 달러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블랙페이퍼’라고 불릴 정도로 기피음식이었던 김은 ‘웰빙 스낵류’로 알려지면서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김을 밥 반찬으로 먹는 한국·일본과는 달리 저칼로리 간식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기업과 미국 기업이 합작으로 만들어낸 ‘시위드 스트립’이 월마트 전역 매대에 배치되면서 트렌드를 이끌었다. 해당 제품은 김과 김 사이에 얇은 초콜릿, 아몬드, 코코넛 등을 넣은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연구개발 등을 통해 김은 2016년 7033만달러, 2017년 8658만달러, 2018년 9517만달러 대 미국 수출액을 기록하며 지난 3년간 연평균 10.6%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김이 수출 효자품목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정부와 국내 대기업들도 김을 집중 육성 품목으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김을 밥 반찬으로 먹는 한국·일본과는 달리 유럽과 미국 등 해외에서는 웰빙 스낵류로 소비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대상은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김을 생산하고 있다. 식품대기업 최초의 해오 공장이기도 한 이 곳은 2017년 6월에 건설한 것으로 연간 생산 규모는 약 100억원, 생산 규모는 250톤에 달한다. 대상은 2016년 30억원이었던 인도네시아 김 수출 금액이 지난해 80억원으로 껑충 뛰자 한국 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현지 생산에 나섰다. 

대상은 현재 중국, 미국, 베트남, 캐나다 등 23개국에 김을 수출하고 있다. 2020년 매출 500억원 돌파, 2023년에는 800억원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7월에는 목포에 김을 연구분석하는 해조류 검사센터도 열었다. 

CJ제일제당 역시 현재 미국에 상반기 내 가동을 목표로 자사 첫 해외 김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재 미국 역시 한국 김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다. 

CJ제일제당 김 매출은 2015년 국내 매출 310억원, 해외 매출 170억원 수준으로 해외 비중이 적었지만 2018년 각각 400억, 270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인수한 삼해상사 매출과 더해 올해 해외 1450억원, 국내 10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김 생산량의 99%가 한·중·일 3국에서 이뤄진다”면서 “각 나라마다 김 특징이 다른데, 스낵류로 활용하기 좋은 것이 바로 우리 김”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국 마트에서도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PB 상품으로 판매하는 등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국내 대기업들은 해외 시장 특성에 맞춰 ‘웰빙 스낵 간식’으로 육성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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