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가 심은 월화 예능 씨앗 ‘리틀 포레스트’로 자랄까

이승기가 심은 월화 예능 씨앗 ‘리틀 포레스트’로 자랄까

기사승인 2019-07-24 0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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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편성 법칙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채널 경쟁이 치열해지며 전통을 고수하던 지상파도 다양한 변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예능 방영 시간대인 금·토요일 오후 11시에 드라마 ‘열혈사제’를 편성해 재미를 본 SBS가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올해 여름 동안 오후 10시대 월화극을 한시적으로 폐지하고 그 시간에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이다. 

첫 월화 예능 주자는 ‘리틀 포레스트’다. 프로그램 명에서 엿볼 수 있듯 아이 돌봄과 자연 소재를 결합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변화와 성장 등을 지켜 보는 내용이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선유로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영인 SBS 예능 본부장은 오후 10시 예능 편성에 관해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이 다양한 시도에 나섰는데, ‘리틀 포레스트’도 그런 추세의 일환”이라며 “첫 월화 예능 실험대에 오른 만큼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연출을 맡은 김정욱 PD는 ‘리틀 포레스트’의 씨앗이 출연자인 이승기라고 밝혔다. 이승기가 출연 중인 SBS 예능 ‘집사부일체’를 공동 연출한 김 PD는 “평소 이승기 씨가 아이들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아이들의 성장에 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진정성을 느꼈다”면서 “이승기 씨도 그런 면에서 있어서 좋은 영향력을 주고 싶어 했고, 이 부분이 ‘리틀 포레스트’의 발단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승기가 심은 월화 예능 씨앗 ‘리틀 포레스트’로 자랄까

이승기가 보여준 아이들에 관한 관심이 시작점이었다면, 실제 양육자들의 목소리는 프로그램을 구체화하는 원동력이 됐다. 김 PD는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님들을 인터뷰하면 ‘아이들이 뛰어놀 곳이 없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었다”면서 “층간소음, 미세먼지 등으로 뛰어놀기 힘든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연과 숲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준비한 기획을 예능으로 만드는 것은 출연진의 몫이다. 제작진은 이승기, 이서진, 박나래, 정소민의 새로운 면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부분 예능에 익숙한 출연진이지만, 아이와 함께 숲에서 1박2일을 보내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매력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최 본부장은 특히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이서진 씨가 정말 새롭다”면서 “실제로 신선한 그림이 많이 나왔다. 이서진 씨가 아이들과 심리적 거리가 줄어드는 것이 눈으로 보인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의 색을 입힐 어린이 출연자를 선정한 기준에 관해 출연진은 “다양성”을 꼽았다. 현실에 여러 배경의 가정이 존재하는 것을 고려해 최대한 다양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을 모았다는 설명이다.

제작진은 시청률 등 예민한 부분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청정의 환경을 제공한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관해선 강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보였다. 출연진도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허투루 하면 안 된다는 자세로 방송에 앞서 많은 것들을 공부하고 준비했다고. 최 본부장은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며 “제작진도 모두 보람찬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방송에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PD는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느끼는 동시에 아이들에 대한 환경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여건이 된다면 아이들과 함께 숲으로 나갈 수 있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리틀 포레스트’는 다음달 12일 첫 방송 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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