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말까] 본 듯한 이야기, 본 적 없는 정지훈 ‘웰컴2라이프’

기사승인 2019-08-06 11: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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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까말까] 본 듯한 이야기, 본 적 없는 정지훈 ‘웰컴2라이프’

MBC 새 월화극 ‘웰컴2라이프’는 이제부터 시작이지만, 이 작품과 역할을 선택한 배우 정지훈의 새로운 모습은 첫 회부터 빛났다. 평행세계를 오가는 이재상이 극의 중심인 만큼, 정지훈이 이 역할을 얼마나 입체적으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완성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제작발표회에서 “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던 정지훈은 힘을 뺀 연기로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표현해 출발선에선 합격점을 얻었다. 새로운 세계에서 펼쳐질 또 다른 이재상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지난 5일 시작한 첫 회에선 이재상이 희대의 악질 변호사 ‘이재썅’으로 활약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재상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을 이용해 법망을 피하는 ‘법꾸라지’ 같은 인물. 재벌가의 안하무인 범죄를 비호하기 위해 증언 조작을 서슴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이재상은 연애 초기 헤어진 형사 라시온(임지연)과 사사건건 대립을 이룬다. 이재상 때문에 재판서 매번 물을 먹는 라시온은 분풀이로 그를 때려도 보고 욕도 해보지만, 이재상도 재판 결과도 달라지지 않는다.

악연으로 점철된 이재상과 라시온은 납치사건으로 다시 한번 마주한다. 라시온은 이재상이 변호하는 홍우식품 소속 비서 서영주(이다현)가 납치당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선다. 서영주의 납치와 살해를 사주한 홍우식품 신정혜(서이숙)는 라시온을 궁지로 몰 계획을 세우고, 이를 지켜본 이재상은 지금까지와 다른 선택을 해 다른 삶을 살겠다는 결심을 한다.

하지만 이재상은 이 결심을 현실세계에서 수행하지 못한다. 범죄 사실을 이야기하는 신정혜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 파일을 들고 경찰서로 향하던 중, 사주를 받은 트럭에 의해 사고를 당하는 것. 죽은 줄 알았던 이재상이 눈 뜨자 펼쳐진 것은 현실과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세계다. 이 세계에서 이재상은 ‘이재썅’이 아닌 존경받는 검사다. 더욱이 라시온과 앙숙이 아닌 부부 관계다. 

1·2부의 시청률은 각각 4.5%·6.3%(닐슨코리아 제공)로 무난한 출발이다. 뻔해 보일 정도로 익숙한 내용이 펼쳐졌지만, 빠르고 매끄러운 전개가 뒷받침돼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했다. JTBC 드라마 ‘순정에 반하다’를 집필해 호평받았던 유희경 작가가 오랜만에 돌아온 안방극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 볼까

다소 뻔한 내용이라도 극성을 잘 살린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채널을 고정하는 것이 좋다. ‘순정에 반하다’를 아직 기억하는 팬이라면 반가울 수 있겠다. 정지훈의 새로운 모습을 직접 확인해 보고 싶은 시청자에게도 추천한다. 

■ 말까

수사물, 로맨틱 코미디, 평행세계… 너무 많은 것을 한 작품에 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채널을 돌리는 게 낫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이야기를 또 보고 싶지 않은 시청자도 마찬가지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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