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VR과 SNS 만나 현실판 ‘레디 플레이어 원’ 만들까

기사승인 2019-11-19 15: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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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한국과 뉴욕 등 멀리 떨어져 있어 실제 만나지 못하는 관계더라도 가상공간에서 ‘같은 공간에서의 경험’을 쌓게 된다. SK텔레콤은 ICT 기술과 5G를 사용해 VR을 활용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준비 중이다.  영화 ‘레디플레이어 원’에 나오는 가상현실 오아시스처럼 누구든 원하는 캐릭터로 어디든 갈 수 있고, 함께 게임을 즐기는 일들이 실제 이루어지게 됐다. 

19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SK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VR 서비스인 ‘버추얼 소셜 월드’를 비롯한 차세대 VR 전략을 공개했다. ‘버추얼 소셜 월드’는 다수의 VR이용자들이 시공간을 초월한 ‘가상 세계’에서 커뮤니티 및 다양한 활동을 통해 타인들과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서비스다.

신기술이 대중화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으론 놀이를 통한 ‘재미’가 우선돼야 한다. 지속적인 재미를 위해선 나홀로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필수적이다. VR‧AR 전문 시장조사업체 그린라이트 인사이트의 설문조사에선 VR을 경험해 본 응답자의 78%가 가상 환경에서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기를 원한다고 답변했다. 이제까지의 VR 콘텐츠는 디바이스로 혼자만의 게임을 즐기는 것이었지만 SK텔레콤은 가상세계에서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사람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단장 상무 "인간의 오감 중 시각은 80%, 청각은 95% 정도 속이면 착각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때 몰입감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비행기를 타고 가야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가상공간에서 만나게 하고, 소아병동에 있는 아픈 어린이들에게 스포츠 중계를 보여주는 등 VR은 상상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서비스는 쉽게 말해 VR과 SNS를 결합했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분신 역할을 하는 아바타의 머리 스타일, 눈코입, 복장 등을 꾸미고, 개인 공간인 마이룸에서 VR영화를 보거나 동물을 키울 수 있다. 다른 이용자와는 클럽, 카페, 공연장, 사무실 등 7개 테마의 가상 공간에서 만나 음성‧문자‧채팅으로 관심사를 나누고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SK텔레콤은 지난 5년 동안 92건의 국내외 초실감 미디어 관련 특허를 출원해 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담아 국내 최초의 VR 기반 ‘글로벌 가상세계’ 서비스로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버추얼 소셜 월드’에는 SK텔레콤의 ▲초실감 미디어 개발용 플랫폼인 ‘T리얼 플랫폼’ ▲다수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텔레프레젠스 ▲아바타를 만들고 조종하는 ‘아바타 프레임워크’ 등의 기술이 적용됐다. 

전 단장은 “버추얼 소셜 월드는 표면적으로 보기엔 지역이 한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기술적으로 글로벌에서 공급이 가능한 클라우드 기반으로 동작하고 있다”면서 “빠르면 내년 미국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 구비해야하는 독립형 VR기기(HMD)가 가장 큰 장벽이다. 머리에 쓰고 있어야 하는 기기 특성상 무겁고 이동이 불편하다. 가격도 여전히 고가라는 점은 소비자들이 망설이게 되는 부분이다. SKT가 이 서비스를 구동하기 위해 선택한 오큘러스 고는 기기만 별도 구매할 때 가격은 23만8000원이다. 

전 단장은 “버추얼 소셜 월드는 일반 스마트폰 이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크로스 플랫폼을 지향한다”며 “VR 기기가 없는 고객들도 VR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VR 대중화 속도가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VR과 SNS 만나 현실판 ‘레디 플레이어 원’ 만들까

이날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카카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처음 발표한 협력 사례로 가상체험 서비스를 보였다. 버추얼 소셜 월드에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테마 공간을 꾸린다. 카카오 VX가 개발 중인 VR게임 '프렌즈 VR월드'의 국내 및 글로벌 판매도 SK텔레콤이 담당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넥슨과도 협력해 '카트라이더', '크레이지아케이드', '버블파이터' 캐릭터를 활용한 VR게임을 개발 중이다.

전 단장은 “SK텔레콤과 카카오 간 전략적 제휴가 없었다면 이처럼 빠른 성사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향후 두 회사의 ICT 역량 시너지로 고객이 더 편리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버츄얼 소셜월드와 비슷한 가상현실 커뮤니티인 ‘호라이즌’을 만들고 있는 페이스북과는 “VR 생태계를 같이 만드는 파트너로서 선의의 경쟁 관계"라고 덧붙였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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