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재판서 퇴출하라" 쏟아지는 오덕식 판사 규탄

기사승인 2020-03-30 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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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민수미 기자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만들어 공유한 이른바 'n번방 사건' 관련 재판에서 오덕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제외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4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N번방 담당 판사 오덕식을 판사 자리에 반대, 자격 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30일 오후 3시 기준 40만6764명이 동의 서명했다. 

청원인은 "오 부장판사는 수많은 성범죄자에게 벌금형과 집행유예로 너그러운 판결을 내려 국민이 크게 비판했던 판사"라며 "제발 그를 이 법정에서 볼 수 없게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런 판사가 지금 한국의 큰 성 착취 인신매매 범죄를 맡는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면서 "성인지 감수성 제로에 가까운 판결과 피해자를 2차 가해한 판사를 n번방 담당 판사로 누가 인정해주느냐"고 지적했다. 또 "오 부장판사를 이 법정에서 볼 수 없게, 그가 이 사건에서 그 어떤 영향력도 뿌릴 수 없게 제외하고 자격 박탈 시켜달라"고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오 부장판사가 텔레그램 성착취방을 운영해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태평양' 이모군(16)의 재판을 맡게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올라왔다. 이군이 '박사' 조주빈씨(25)의 공범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검찰은 기일 연기를 요청한 상태다.

앞서 오 부장판사는 가수 고(故) 구하라씨를 불법 촬영하고 폭행·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구씨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에게 공소사실 중 협박·강요·상해·재물손괴 등만 유죄로 인정,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구씨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에 대해서는 전후 사정 등을 고려해 "촬영이 구씨의 의사에 반한 것은 아니다"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오 부장판사를 비판하는 여론은 트위터에서도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N번방재판_오덕식_배제해'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을 잇달아 올리며 오 부장판사를 규탄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 등에서도 오 부장판사의 재판 배제를 요구하는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습 시위도 있었다. 민중당 당원 5명과 유튜버 2명은 이날 오전 10시10분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1층 로비에서 "오덕식 판사를 교체하라" 등 구호를 외친 뒤 연좌시위를 벌였다. 

28개 단체로 이루어진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오 부장판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우리는 이렇게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는 문제적 인물이 여전히 성폭력 관련 재판을 맡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사법부에 재판부 재배당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청원 내용을 확인했으나 현재로서는 재판부 재배당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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