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감사원, 박병원 靑 수석 내사…“우리금융 회장 재직때 대출관련 의혹”

기사승인 2009-01-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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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감사원이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재직 당시 대출 관련 의혹 등에 대해 내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감사원은 내사 건과 관련해 박 수석에 출석을 요구했으나 박 수석은 아직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의 박 수석 내사는 청와대 개편을 앞둔 상황에서 돌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복수의 청와대 및 감사원 관계자들은 “박 수석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근무할 때,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에게 A기업에 대한 대출이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시했다는 정황을 잡고 내사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또 회장으로 근무하며 유력 컨설팅업체에 과다한 용역비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현재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의 A기업에 대한 대출과 관련해 특별감사를 진행중이다. 이 과정에서 박 수석 부분이 불거져 나오며 내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A기업의 주거래은행이다. 박 수석은 2007년 3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감사원은 박 수석 개입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대출 과정이 적법했는지, 박 수석이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이 핵심 내사 사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컨설팅 용역비가 적정했는지, 용역비 책정 과정에 다른 의혹이 없는지도 면밀히 살피고 있다.

감사원은 박 수석에 대해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비밀리에 출석을 통보해 놓은 상태다. 이에 따라 조만간 박 수석에 대한 감사원 직접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은 “감사원에서 조사하겠다는 통보가 왔지만 경제위기 극복 등 업무가 바빠 응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대출 건은 우리은행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어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수석이 감사원 내사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비위 사실이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금융 공기업의 대출에 대한 상당히 방대한 감사가 진행중”이라며 “다만 조사가 진행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박 수석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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