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과정서 6명 사망 24명 부상…강경진압이 낳은 예고된 참극

기사승인 2009-01-20 23: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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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과정서 6명 사망 24명 부상…강경진압이 낳은 예고된 참극


[쿠키 사회] 강경진압이 낳은 예고된 참극이었다. 경찰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별도의 안전장치 없이 테러 진압하듯 특공대를 실은 컨테이너를 투입해 대형 참사를 빚었다.

경찰이 20일 재개발지구 철거민들을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양회성(55)·이상림(70)·이성수(50)씨 등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김남훈(31) 경장 등 6명이 숨지고 24명이 부상을 입었다.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특공대는 이날 오전 6시45분 서울 용산4구역 철거민들이 농성 중인 서울 한강로2가 한강대로변 4층짜리 건물 옥상에 10t짜리 기중기를 이용해 특공대원 10여명이 탄 컨테이너 박스를 끌어올리며 본격 진압에 나섰다. 철거민들은 옥상에 설치한 5m 높이 망루에서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망루에 불이 붙으며 사망자가 속출했다. 경찰은 농성자들이 던진 화염병 때문에 망루 안에 있던 시너에 불이 옮겨 붙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철거민 30여명이 점거농성에 들어간 19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김석기 청장과 김수정 차장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었고 김 청장이 특공대 투입을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사고상황을 보고받고 "철저히 진상을 파악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사고현장에서 연행한 철거민 22명과 진압에 투입됐던 특공대원 5명을 불러 사고 경위 등을 조사했다.또 이번 작전의 지휘라인에 있던 경찰 간부들이 과잉진압을 지시했는지와 전국철거민연합회의 불법 개입 여부도 수사 중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김찬희 남혁상 기자
c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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