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엉덩이에 깔리고 싶다”…日 주간지 성적희화 논란

기사승인 2009-03-30 15: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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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엉덩이에 깔리고 싶다”…日 주간지 성적희화 논란

[쿠키 스포츠] 일본의 한 대중 주간지가 김연아(고려대)와 아사다 마오(일본·이상 19세)를 성(性)적으로 희화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세계 정상에서 우정의 라이벌 열전을 펼치는 두 선수를 놓고 성희롱에 가까운 음담패설로 일관한 이 주간지의 특집 기사로 인해 한국과 일본 피겨스케이팅 팬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출판사 ‘후타바샤’가 발행하는 주간지 ‘주간대중’은 23일 발행한 4월6일호에서 자국 석간신문 기자와 한국 주재 스포츠라이터, 피겨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아사다와 김연아의 페로몬(pheromone) 승부’라는 제하의 기사를 실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이 기사의 주제는 연기력과 신체 구조, 의상 등으로 김연아와 아사다의 여성성을 비교하는 것이다.

주간지는 김연아에 대해 “균형적인 모델 체형으로, 요정이 성장한 느낌”이라는 한국 주재 스포츠라이터의 무난한 수준의 서술을 나열하다가 “빙상에 서는 순간 요염한 기운을 낸다. 눈과 손 동작이 상당히 에로틱하다”는 자국 피겨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더니 급기야 “엉덩이에 깔리고 싶다”며 성희롱적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자국 선수인 아사다에 대해서는 “몸이 통통해졌는데 가슴도 성장했다”거나 “아사다가 최근 어디서 배운 것인지 요염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며 최소한의 배려조차 하지 않았다. 주간지는 두 선수의 연기력에 대해서도 “김연아는 천상의 에로스라면 아사다는 타고난 색기를 발휘한다”며 시종일관 성적 묘사에 열을 올렸다.

대중주간은 특종, 또는 한 주간의 이슈 등 흥미 위주의 기사를 다루는 타블로이드 형태의 주간지다. 무엇보다 대중주간을 발행하는 후타바샤가 국내에서 영화로도 제작된 ‘올드보이’의 원작 만화를 배출한 유명 출판사라는 점에서 한국과 일본 피겨 팬들은 마냥 웃어 넘길 수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다른 종목과는 다르게 여성이 주를 이루고 있는 피겨스케이팅 팬들은 대중주간의 기사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소 냉소적이고 저속한 말들에 익숙한 한국과 일본 네티즌들도 혀를 내둘렀다.

일본 2채널(2ch.net)들은 “피겨를 음란한 눈으로 보지 마라(xrb5G****)”, “화장실에 쓰여진 낙서보다 더 심각하게 저속하다(mX+lg****)”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 소식을 접한 한국 측 네티즌들도 “고등학교에서 갓 졸업한 김연아와 아사다를 이런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gree****)”거나 “김연아에게 요염이라는 표현을 쓰면 기분이 나쁘다(섬나***)”고 맹비난을 쏟아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