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의원 구속 수감… “여의도 다시 안 돌아간다”

기사승인 2009-03-27 0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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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의원 구속 수감… “여의도 다시 안 돌아간다”


[쿠키 사회]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으로부터 수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6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1980년대 후반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해온 이 의원은 정치권 386세대의 대표주자로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함께 '좌(左)희정, 우(右) 광재'로 불릴 정도로 최측근이었다.

이 의원은 이날 밤 서울 영등포구치소로 수감되기 위해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면서 "정치인 생활을 마감하겠다. 여의도로는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10월 보궐선거 가능하도록 늦지않게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부분이 소명됐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양측에 차이 있다는 것으로 본다. 재판과정에서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김도형 영장전담판사는 이 의원에 대해 "범죄 사실의 소명이 있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회장의 금품로비 수사와 관련해 현직 국회의원이 구속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 의원은 박 회장으로부터 2004년 5월 미국 뉴욕의 한인식당 주인 곽모씨를 통해 미화 2만달러를 받는 등 지난해 3월까지 4차례 미화 12만달러와 현금 2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게서도 2004년 4월 강원도 평창의 한 모텔에서 미화 1만달러를 받는 등 2006년 2월까지 3차례 3만달러를 받았다. 또 이달 초 관련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뒤 보좌관을 통해 박 회장측 인사를 은밀히 접촉, 진술 번복을 요청하는 등 증거인멸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정계 은퇴 의사를 밝힌 것은 그동안 참여정부 핵심 실세로 거론되며 권력형 비리마다 단골 검찰수사 대상으로 지목되는 처지를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있는 것을 파악하고 최후의 수단을 택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의원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10여차례 검찰의 내사 및 수사를 받으면서 3차례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지만 한 차례도 구속되거나 실형을 선고받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김경택 기자
hsnam@kmib.co.kr

▶뭔데 그래◀ WBC 병역면제 줘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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