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직무태만 ‘민중의 지팡이’, 국민 보호할 수 있을까

직무태만 ‘민중의 지팡이’, 국민 보호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9-04-01 16: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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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직무태만 ‘민중의 지팡이’, 국민 보호할 수 있을까경찰이 직무태만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인으로 나선 배우 윤지오씨의 신고에 9시간 넘게 출동하지 않아 증인을 공포에 방치했다는 이유입니다.

윤씨는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청원을 게재하고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 측에서 지급한 위치추적 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 워치가 작동되지 않았다”며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는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실망감을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신변 보호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가에서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해 사비로 사설 경호원분들과 24시간 함께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포감을 느낀 윤씨는 당시 경찰에 3차례나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증인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경찰은 출동하기는커녕 증인을 방임했습니다. 윤씨 주장에 따르면 신고 당시 상황은 꽤 긴박했습니다. 그는 “벽 쪽에서 의심스럽고 귀에 거슬리는 기계음이 지속적으로 관찰됐다”며 “환풍구에서는 끈이 날카롭게 끊어져 있었고 전날 출입문의 잠금장치는 갑자기 고장 나 잠기지 않았다”고 토로했습니다.

청원 소식을 접한 이들은 절망했습니다. 20만명 이상의 네티즌은 청원에 동의하며 “신호를 보내도 경찰은 모른다니, 사태가 심각하다. 우리가 가서 직접 지켜줘야 할 듯하다” “스마트 워치만 준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닌데, 경찰 참 책임감 없다”는 등 날 선 비판이 담긴 댓글을 남겼습니다.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의당은 31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씨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언급했습니다. “윤씨가 입을 닫길 바라는 사람들의 수는 가늠하기도 어렵다”면서 “관련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국민의 우려가 크다”는 비판이었습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하고 믿음직한 경찰’이라는 경찰청 슬로건. 이 같이 경찰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은 경찰에 대한 기대를 저 버린 지 오래입니다. 또 신임을 잃은 시점에서 경찰 조직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찰은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요. 이제라도 오명을 벗기 위해 경찰은 국민의 수호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야 합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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