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꼬박사 이선호의 항문 이야기] 장마철에 항문주위가 가렵다면~

[똥꼬박사 이선호의 항문 이야기] 장마철에 항문주위가 가렵다면~

기사승인 2020-07-13 10: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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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주위 과다 분비물 유발 원인질환 다양해
#치핵, 치루, 치열 같은 항문질환 외에 헤르페스 감염이 원인일 수도
#글// 이선호 구원창문외과의원 대표원장
[똥꼬박사 이선호의 항문 이야기] 장마철에 항문주위가 가렵다면~
이선호 구원창문외과 대표원장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와중에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은 최근 큰 홍수까지 덮치며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은 올 상반기 홍수와 지진, 우박, 가뭄 등 자연재해로 발생한 이재민의 수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 수에 육박할 정도로 많다고 한다. 일본도 최근의 기록적 폭우로 규슈 지역 주민 100만 명 이상이 대피를 했다고 할 정도로 많은 사상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올해는 특히나 자연재해나 역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두렵게 느껴진다.

이렇듯 큰 재해가 아니더라도 여름철 장마와 더위는 사람들에게 많은 불편과 수인성 질환을 유발해 주의가 필요하다. 장마철과 여름철은 아무래도 땀이 많아져 삶의 짏이 떨어지기 쉽고, 습도까지 높아서 더위 관련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덩달아 높아지는 시기이다.

후텁지근한 날씨의 장마철은 특히 피부가 겹쳐지는 부위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항문 부위도 그런 곳 중 하나다. 치핵이 있어 항문이 약간 부풀어 있는 경우 사이즈가 아주 크지 않아 평소에는 별 불편을 못 느끼던 사람이라도 여름에 땀이 나면 항문 부위가 미끈거리며 불쾌감과 함께 가려움증을 느끼기 쉽다.

치핵이 부풀어 있으면 항문 점막이 살짝 뒤집어지며 바깥으로 노출되기 마련이고, 그렇게 된 항문 점막에서 나온 분비물 등이 땀과 섞이게 된다. 환자 본인은 평상시 잘 느끼지 못했던, 많은 양의 분비물에 내심 놀라기 일쑤이다.

이렇게 치핵으로 인한 항문 점막 탈출이 심할 때는 미루지 말고 치핵제거 수술을 해줘야 한다. 치핵은 항문 주위 쿠션 조직이 과도하게 늘어지는 병이다. 과거 치핵수술은 매우 힘들다고들 하였으나 요즘에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해결이 가능해졌다. 수술 경과 또한 한결 수월해졌다.

이는 물론 수술 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바 크다. 숙련된 외과의사에 의해 항문 괄약근과 치핵 조직 사이의 결합조직을 세밀하게 박리하면 출혈도 매우 적을뿐 아니라 항문의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말썽 부리는 치핵조직을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항문 주위로 미끈거리는 분비물이 생겨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항문질환은 치핵 말고도 더 있다. 예컨대 나이가 들며 괄약근이 약화되어 항문 주변이 오염되는 경우도 있다. 만성 치열로 피부 꼬리가 늘어져 그 주변으로 습기가 차기도 한다.

치루가 있어서 항문 옆으로 샛길이 나는 경우에도 분비물이 생긴다. 이 때는 반드시 수술로 샛길을 없애줘야 한다. 치루를 제때 수술하지 않고 방치하면 자꾸 샛길이 생겨 골칫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또, 헤르페스 등 물집이 생기는 감염병이나 습진 등의 피부병으로 분비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는 항문 주위 분비물에도  다양한 원인질환이 숨어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여름철에 항문 부위가 가렵고 유독 끈적거려 성가시다면 섣부르게 땀 때문이라 자가진단, 병을 키우지 말고 전문의의 정확한 감별진단을 통해 적절한 조처를 취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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