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에 식중독균 우글우글…눅눅한 마스크는 호흡기질환 ↑

습도 80% 넘어가면 균 증식, 냉장고 과신은 금물…마스크는 말려서 써야

기사승인 2020-08-04 05:05:01
- + 인쇄
긴 장마에 식중독균 우글우글…눅눅한 마스크는 호흡기질환 ↑
사진= 곽경근 기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장마가 40일 넘게 이어지면서 감염병 위험이 커지고 있다. 습도가 80% 이상이 되면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음식물을 통한 식중독균에 감염되기 쉽고, 마스크가 젖으면 비말 차단 기능이 떨어져 코로나19나 감기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이들 감염병은 만성질환자들에게 심각한 합병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온도 30도 이상, 습도 80% 이상인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음식이 상하기 쉬워 식품을 매개로 한 수인성 감염병을 조심해야 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남은 음식을 실온에 두면 2~3시간 만에 균이 100만 마리씩 증식한다. 균이 많아질수록 식중독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음식이 남았다면 버리거나 냉장 보관해야 한다”며 “냉장, 냉동 보관을 했다고 해서 균이 죽는 것은 아니고 증식이 멈추는 것이기 때문에 냉장고를 과신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냉장고 청소도 중요하다. 냉장고 안에 식품들이 꽉 차면 냉기 순환이 잘 안 돼 제 기능을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보관 온도는 냉장 5℃ 이하, 냉동 -18℃ 이하를 유지하는 게 좋다. 김 교수는 “음식물 냄새 때문에 찌꺼기를 냉동실에 얼리는 경우도 있는데, 교차오염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은 끓이거나 생수로 마셔야 한다. 물통을 실온에 보관할 경우 컵에 따라 마시고, 컵 위생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입안에 있는 균이 컵 표면을 통해 옮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식중독균에 감염되더라도 복통과 설사 등 가벼운 증상만 앓고 지나갈 수 있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과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탈수 등으로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생선회 등 날것을 먹었을 땐 비브리오균에 의한 패혈증이 발생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김 교수는 “해수온도가 15도 이상 되는 여름에는 조개나 해산물 등이 비브리오균에 오염돼 있다고 보는 게 기본이다. 물이 얕은 서남해안은 바닷물에 들어가는 것조차 피하는 게 좋다”면서 “건강한 사람은 몰라도 만성신부전, 간질환, 당뇨, 암환자는 상당히 치명적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눈으로 보기에 깨끗하다고 해서 균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마 기간에도 감기나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 위험은 존재한다. 그러나 땀과 습기, 비 등으로 눅눅해진 마스크는 비말차단 능력이 떨어질 수 있어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식약처는 “마스크가 젖었을 때 비말차단 능력이 얼마나 떨어지느냐에 대한 수치는 없지만, 정전기적 흡착 능력이 사라져 성능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김우주 교수는 사람 간 거리두기로 마스크 착용 횟수를 줄이고, 착용하지 않을 때 마스크를 건조시키는 방식으로 장마철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입에 닿는 마스크 안쪽은 입에 있던 균이 옮겨가 증식하기 쉽고, 비말차단 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 매번 마스크를 바꿔 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람 간 거리를 2m 이상 유지하거나 마스크를 안 쓸 때 말려서 착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suin9271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