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배터리 소송전 판결 연기…美조사국은 LG에 손

미국 ITC조사국, ‘SK이노베이션 제재 요청’ LG화학 주장에 찬성

기사승인 2020-09-28 10: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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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배터리 소송전 판결 연기…美조사국은 LG에 손
▲LG화학 직원들이 오창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자사 전기차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사진=LG화학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이 당초 계획보다 연기돼 다음달 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ITC는 지난해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판결 일정을 26일로 연기했다고 공지했다. 당초 최종 판결보다 3주 가량 연기됐다.

ITC는 이번 일정 연기에 대해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계는 ITC에서 진행 중인 다른 소송들도 연기된 것으로 볼 때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일정이 밀려 순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소송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벌이고 있는 소송전 중 가장 첫 번째 소송이다. 이 소송은 LG화학이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인력을 유출해 핵심 영업 비밀을 빼돌렸다며 ITC와 미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의 셀·팩 등 배터리 제품의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를 요청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대상으로 특허 침해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이에 LG화학도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국내외 대규모 소송전으로 번졌다.

조사를 진행한 ITC는 지난 2월 LG화학의 주장을 받아들여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예비결정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이 즉각 이의를 신청해 이에 대해 재검토가 진행 중이지만, ITC의 최종 판결은 대부분 예비결정을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양사가 진행 중인 특허 침해 소송 상황도 LG화학 측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는 최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이 특허 관련 증거를 고의로 인멸했다’며 제재를 요청한 것에 대해 이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해당 의견서는 ITC의 최종 판결에 참고 사항이 된다.

OUII는 ITC 산하 조직이자 공공 이익을 대변하는 독립적 기관으로서 소송 안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ITC 재판부는 최종 판결을 내릴 때 원고와 피고의 입장에 더해 OUII의 의견까지 종합적으로 참고한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말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을 주장하며 ITC에 제재 요청서를 제출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자사 배터리 특허 기술(994 특허)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걸었고, LG화학은 994 특허의 선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5년 6월 994 특허를 등록하기 전부터 LG화학의 선행 기술임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올해 3월까지 증거 인멸을 했다”며 제재를 요청했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특허 침해 소송은 서로 독립적이지만 상황이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앞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도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정황을 주장했으며, OUII는 이에 대해 LG화학의 주장을 전부 인정하며 결국 ITC가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결정을 내렸다.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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