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코믹수사극? 웃음도 긴장감도 없다 ‘국제수사’

기사승인 2020-09-29 08: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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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리뷰] 코믹수사극? 웃음도 긴장감도 없다 ‘국제수사’
▲영화 ‘국제수사’ 포스터 / 쇼박스 제공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개성 강하고 매력적인 인물들이 정교하게 설계된 사건을 풀어나가며 유쾌한 웃음을 주는 영화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엔딩크레딧 쯤 묻고 싶을지도 모른다. “시방 무슨 상황이여.” 애써 간 필리핀에서 달리고 뒹군다. 온갖 사건이 이어지지만, 목적도 주제도 불분명해 몰입하기 어렵다. 코미디의 웃음이나 수사극의 긴장감은 옅고 배우들의 열연만 짙다. 몇 차례 개봉을 연기하고 추석 연휴 공개를 앞둔 영화 ‘국제수사’(감독 김봉한)의 이야기다.

‘국제수사’는 가족과 함께 첫 해외여행에 나선 형사 홍병수(곽도원)가 필리핀에서 자신의 돈을 떼 먹은 친구 용배(김상호)를 만나며 국제 범죄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병수는 해외여행을 가자는 아내의 성화에 내키지 않는 필리핀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용배를 만난다.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인 용배는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군이 바닷속에 떨어트렸다는 금괴 ‘야마시타 골드’를 찾았다고 주장하고, 병수는 용배의 누명을 벗기고 금괴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셋업 범죄’에 휩쓸린다.

이 작품은 여러 영화에서 묵직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던 곽도원의 첫 코미디 도전으로 주목받았다. 곽도원은 작품 안에서 얼떨결에 범죄에 휘말려 진탕 고생하는 병수 역을 맡아 스크린을 누빈다. 자연스러운 충청도 사투리 구사도 인상적인다.

하지만 그뿐이다. 낯선 곳에서 소매치기를 당하고 이리저리 헤매는 병수처럼 영화도 연속되는 사건 속에서 길을 잃는다.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 여러 일들이 빠르게 일어나지만, 사건의 면면이 허술하고 이음새가 매끄럽지 않아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코미디로서의 장점도 돋보이지 않는다. 웃음이 터지는 장면을 찾기 어려운 탓이다. ‘코믹수사극’을 표방하지만 두 마리 토끼모두 잡지 못했다.

배우들의 열연에도 캐릭터가 평면적이란 점은 가려지지 않는다. 특히 몇명 등장하지 않는 여성 캐릭터의 활용이 시대에 뒤떨어지고, 영화 속 ‘끝판왕’ 악역인 패트릭(김희원)의 설정이 애매하다. 영화는 시도때도 없이 “여기 필리핀이야”라는 대사를 남용한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왜 필리핀이어야 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29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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