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체험기_밀키트②]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추석상차림, 밀키트로 해보니

신민경 / 기사승인 : 2020-09-29 0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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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추석상을 차리기 위해 준비한 9가지 밀키트/송병기 기자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대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쉴 새 없이 만들어야 하는 추석 음식에 벌써부터 진이 빠지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1~2시간 장보기부터 일일이 그릇에 담아 올리는 상차리기까지. 고단함에 벌써부터 몸이 무거워지는 기분이 드는 분들이 계실텐데요. 올 추석에는 손쉽게 음식을 준비해보고자 쿠키뉴스 기자들이 밀키트로 추석상을 차려봤습니다. 밀키트, 추석 상차림에 적당할까요? 장·단점을 파헤쳐봤습니다.
사진=송편만들기 밀키트를 구매해 빚은 송편./구현화 기자
▲‘밀키트’라고 모두 쉬운 것은 아니다

‘밀키트’란 Meal(식사)와 KIT(키트·세트)의 합성어입니다. 손질된 식재료와 믹스된 소스를 조리할 수 있는 식사 세트를 말합니다. 쉽고 빠르게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 밀키트의 장점이지만 모두 쉬운 건 아닙니다. 기자들은 송편, 만두, 잡채, 육전, 훈제오리무쌈, 소 갈비찜, 소 불고기, 소고기 무국, 갈치조림 등 9가지 요리를 완성해봤는데요, 송편 만들기에서는 참패를 맛봤습니다.

송편 밀키트에는 쌀가루, 깨소가루와 색을 낼 수 있는 단호박·비트 가루가 들어있습니다. 쌀가루에 정량의 물과 색을 내는 색소 가루를 넣으면 송편 반죽이 완성됩니다. 송편 모양잡기에서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적당량의 반죽을 떼어내 모양을 펼친 후 적당량의 깨소를 넣어 완성하는 과정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리 터진 반죽을 매꾸면 또다른 부위에서 반죽이 터지기 쉽상. 5명의 기자가 달려들어서야 온전한 모양의 송편 단 1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만두도 비슷했습니다. 준비된 피에 소를 채워 넣으면 되지만 제대로 된 모양을 잡기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수십년 추석음식을 다뤄본 팀장께서 나선 뒤에야 만두 요리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밀키트로 만들어도 어려운 음식이 있구나. 사먹자” 이날 체험에 나선 기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사진=밀키트에 기재된 각 조리법 사진/구현화 기자
▲요리 똥손, 밀키트도 어렵다

이날 밀키트만 믿고 ‘요리 똥손’(요리에 서툰 이들을 이르는 말)들이 추석상차리기에 나선 것은 큰 실수였습니다. 기자들은 ‘나박썰기’라는 생소한 용어와 가늠하기 어려운 ‘적당량’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조리대 앞에서 밀키트를 집어 든 후 더듬더듬 조리법 사진을 유심히 본 뒤에야 요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과 친절한 설명이 기재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똑같은 브랜드 제품임에도 사진 설명이 부족한 제품도 있었습니다. 조리법에는 기름에 볶거나 소금에 절여야 하는 재료도 있었지만 식용유, 소금 재료가 누락돼 있어 밀키트 외에 재료를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사진=밀키트로 조리한 뒤 남은 쓰레기/신민경 기자
▲‘필’(必) 환경?…밀키트, 갈 길 멀었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소비 인식이 점차 확산하고 있지만, 밀키트 업계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이날 체험을 위해 주문한 밀키트는 모두 물에 젖으면 재활용이 불가능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한 ‘스티로폼’에 담겨 배달됐습니다. 제법 큰 스티로폼들은 성인 허리춤까지 쌓였습니다. 쓰레기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식재료들은 일일이 비닐로 개별 포장돼 있어 조리 후 쓰레기 통에는 수십개의 플라스틱과 비닐들이 쌓였습니다. 쉽게 상하기 쉬운 식재료이기 때문에 함께 배달된 수십개의 냉동팩들도 눈에 띕니다. 

환경 오염 문제에 업계도 변화를 선포했습니다.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용기와 비닐 등 환경 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밀키트 업체 관계자는 “재료 신선도를 위해 일일이 개별 포장하고 있는 것이 현재 밀키트 업계의 현실”이라며 “전 산업군에서 최근 환경 문제가 가시화 하면서 밀키트 생산 업계도 포장 용기를 종이로 대체하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로 바꾸는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밀키트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환경 오염을 줄이는 측면도 있다. 다만 현재 밀키트가 태동하는 단계인 만큼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업계가 부단히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