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장, 베를린시장·미테구청장에게 편지 보낸 까닭은

기사승인 2020-10-18 06: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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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장, 베를린시장·미테구청장에게 편지 보낸 까닭은
▲사진=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전경./코리아협의회 제공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안병용 경기 의정부시장이 독일 베를린시장과 미테구청장에게 “평화의 소녀상 철거 입장을 철회해달라”는 서한문을 보냈다.

17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안 시장은 “베를린시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에 대한 이슈로 대한민국 국민이 깊은 우려와 함께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의정부시민 모두는 같은 마음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계속해서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의정부와 베를린의 특별한 관계도 설명됐다. 안 시장은 “의정부시장으로서 베를린시장과 구청장께 편지하는 것은 의정부가 베를린과 아주 특별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의정부시의 중심에는 과거 미군이 주둔했다가 반환받은 부지에 평화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많은 조형물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고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이 베를린 장벽”이라고 밝혔다.

그는 “베를린 장벽을 통해 의정부 시민들은 평화를 향한 독일인들의 의지에 감명받고 과거를 딛고 세계에 우뚝 선 독일인들의 정신에 깊은 감명과 교훈을 얻고 있다”며 “베를린 장벽 옆에는 현재 미테구에서 논란이 되는 소녀상과 똑같은 모습의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는데 베를린 장벽이 독일인들에게 그리고 세계인들에게 평화의 상징이고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영감과 교훈을 주는 것처럼 한국인들에게도 소녀상이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정부시 역전 근린공원에는 베를린 장벽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지난 2014년 독일 정부 등의 협조로 무상 기증받았다. 장벽 5개 중 1개는 베를린시에서 포츠담 광장에 전시된 것을 기증한 것이다.

안 시장은 “독일도 과거에 전쟁으로 인해 많은 아픔이 있었지만 과거를 덮기보다는 어떻게 과거를 치유하고 또다시 아픈 과거를 반복하지 않을까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대한민국도 평화의 소녀상을 통해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닌 화해와 치유를 통해 평화로 나아가고자 한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 평화의 소녀상에 본질적인 의미를 잘 기억해 주고 계속해서 존치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강조했다.

미테구청은 지난달 25일 1년간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허가했다. 그러나 미테구청은 지난 7일 소녀상을 설치한 단체인 코리아협의회에 “사전에 알리지 않은 비문을 넣어 긴장관계를 조성했다”며 자진철거 명령을 내렸다. 일본 정부 등에서 압력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코리아협의회는 소녀상 철거 명령에 대한 효력 정치 가처분 신청을 냈다. 미테구는 추가 조치를 내리지 않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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