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우리집 5억" 발언에 이웃 주민들 "집 값 조롱" 부글

단지 주민들 "시세도 모르면서 국토부 장관하나" 비판

기사승인 2020-11-12 08: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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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본인 거주 아파트를 5억원이면 산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불거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 장관이 거주하는 일산 소재 주택이 디딤돌 대출을 받아 살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한 데 대해 주민들은 "자기 집 시세도 모른다"며 발끈했다. 

김 장관 아파트 입주민들로 구성된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하이파크시티주민연합회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자기 집 시세도 모르면서 국토부 장관을 하느냐. 입주민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주민연합회가 나선 이유는 지난 10일 김 장관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디딤돌 대출 기준과 관련해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과 논쟁을 벌이면서 언급한 말 때문이다.  

당시 김 의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의 중위가격이 10억원에 육박한다는 점 등을 들며 국토부가 정한 디딤돌 대출 기준인 5억원 이하가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5억짜리 아파트가 있다. 수도권에도 (5억 이하) 아파트가 있는 것"이라며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디딤돌 대출은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주택도시기금 대출 사업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최고 70%까지 연이율 1∼2%대에 주택구입자금을 대출해 준다.

가격 5억원 이하, 주거전용면적 기준 85㎡(수도권을 제외한 도시지역이 아닌 읍 · 면 지역은 100㎡) 이하 주택을 마련할 때 최대 2억6000만원(2자녀 이상인 경우)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주민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장관이 말한 것처럼) 그렇게 싼데 일산은 왜 조정대상지역인가"라고 반문하며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장관 본인의 집값을 언급한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이 보유한 아파트는 덕이동 ‘하이파크시티1단지아이파크’ 전용면적 146m²(약 44평)이다. 2014년 2월 약 5억2000만원에 매입했다. 올해 9월 5억7900만원에 거래돼 6억원에 육박하며, 인근 다른 아파트 같은 평수는 6억원대 후반까지 거래되고 있다.

김 장관의 아파트는 전용면적에서도 가격에서도 디딤돌대출 대상이 아니다. 6년 전 집값으로도 기준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에서 수도권 집값이 전반적으로 오른 현 상황을 감안하지 못하고 실언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 아파트 단지에서 전용 84m²의 경우 4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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