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LNG 대비하는 조선업…바다로 간 ‘친환경‧자율주행’

‘조선 빅3’, 스마트십 경쟁…스마트십 시대 앞당긴다

기사승인 2021-01-05 05: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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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LNG 대비하는 조선업…바다로 간 ‘친환경‧자율주행’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원유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미래 친환경 선박(친환경 연료·전동화)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탈(脫) 탄소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 조선사가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을 선보이며 ‘포스트 LNG’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세계적 선급인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2만3000TEU급 암모니아 추진 초대형컨테이너선에 대한 기본인증(Approval in Principle)을 획득했다.

암모니아(NH3)는 질소(N2)와 수소(H2)의 합성 화합물이다. 연소 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청정 대체 연료이며, 공급 안정성과 보관·운송·취급이 비교적 용이해 탈(脫)탄소 시대에 적합한 선박 연료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선박 연료로 암모니아, 수소 등의 사용 비중이 점차 확대돼 2060년에는 신조선의 60% 이상이 사용할 것이며, 특히 암모니아가 이 중 절반 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조선해양은 앞서 올해 6월부터 로이드선급, 글로벌 엔진 메이커인 만 에너지솔루션즈(MAN Energy Solutions)와 공동으로 암모니아 추진 선박 공동개발 프로젝트(Joint Development Project)를 진행해 왔다.

회사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암모니아 추진시스템에 대한 기본 설계를 담당했다. 만에너지솔루션즈는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엔진에 대한 개발을 담당했으며, 로이드선급은 설비 위험성과 적합성 검토를 담당했다.

특히 공동 인증에는 전반적인 설비에 대한 안전성 검토(HAZID)뿐만 아니라 설계도면, 배관 등 세부사항에 대한 안전성 검토(HAZOP)까지 수행해 안정성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검증을 마쳤다는 평가다.

회사관계자는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기본인증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목표인 탈탄소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며 “2025년을 목표로 친환경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LNG 대비하는 조선업…바다로 간 ‘친환경‧자율주행’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대전) 내 원격관제센터에서 자율운항 중인 선박 'SAMSUNG T-8'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조선소 주변 및 장애물을 확인하는 모습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 인근 해상에서 길이 38미터, 무게 300톤급의 실제 선박을 자율·원격 운항에 성공했다.

이번 시연은 거제조선소로부터 250km 떨어진 대전 선박해양연구센터에 설치한 원격관제센터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계 최초로 독자기술로 개발한 원격자율운항 시스템인 SAS(Samsung Autonomous Ship)를 실제 운항 중인 예인 선박 ‘SAMSUNG T-8’호에 탑재해 실증에 성공했다.

SAS는 선박에 장착된 레이더(RADAR)·GPS·AIS(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 등을 통해서 항해 장비 신호를 분석해 주변 선박과 장애물을 인지한다. 또한 선박 운항 특성을 고려한 최적 회피경로 탐색과 추진·조향장치 자동 제어로 선박 스스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항해하도록 돕는다.

아울러 세계 최초로 적용된 선박용 360도 어라운드뷰(Around View)와 이동통신 기술(LTE·5G) 등을 통해 멀리 떨어진 육상관제센터에서 하늘에서 선박을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영상을 보며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실제 시험운항에서 T-8호는 선원의 개입 없이 약 10km 떨어진 목적지를 돌아 안전하게 복귀했으며, 운항 중 반경 1km 내 나타난 다른 선박이나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는 충돌 회피 기술도 선보였다.

또 대전에 위치한 육상관제센터에서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해당 선박의 운항 상태를 증강현실(AR) 기술이 결합된 영상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선박을 직접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술도 시연했다.

심용래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은 “SAS는 선박이 자율적으로 최적화된 항로를 탐색해 운항함으로써 선원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안전운항 솔루션”이라며, “향후 인공지능(AI) 기술 및 초고속 통신기술과 결합해 더욱 발전된 운항보조 시스템으로 2022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트 LNG 대비하는 조선업…바다로 간 ‘친환경‧자율주행’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스마트 전기추진 선박(고래바다여행선) 조감도(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업계 맏형 한국조선해양(구 현대중공업)은 독자기술로 전기추진 선박 건조에 나서며,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울산정보산업진흥원(UIPA)과 ICT융합 전기추진 스마트 선박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지원 국책과제인 ‘ICT융합 전기추진 스마트선박 건조 및 실증사업’의 일환이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89.2m, 너비 12.8m, 높이 5.4m 규모다.

선박은 375명의 승객을 싣고 최대 16노트의 속력으로 항해가 가능하다.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오는 2022년 10월 인도되며, 이후 울산시 장생포에서 고래바다여행선으로 활용된다.

선박에는 국내최초로 ▲직류 그리드(DC Grid) 기반 전기추진시스템 ▲이중연료 엔진 ▲지능형 통합제어시스템 ▲원격관제 스마트 솔루션 등 4가지 핵심 ICT융합 기술도 적용된다.

그간 선박용 전기추진시스템은 해외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는데, 금번 수주를 통해 한국조선해양은 독자적인 국내기술로 전기추진선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앞서 지난해 3월 DNV-GL선급으로부터 연료전지 연계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선박 기본승인을 세계 최초로 받았다. 같은 해 말 차세대 연료전지인 고체산화물기반 연료전지의 선박 적용 실증센터를 구축하는 등 차세대 전기추진시스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예측 전문기관인 IDtechEX(아이디테크엑스)에 따르면 전기추진선박 관련 시장규모는 2018년 8억달러(9281억6000만원 가량)에서 2029년 124억달러(14조3864억8000만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전기추진선 수주는 한국형 스마트 전기추진 선박 개발을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중소형 선박뿐 아니라 대형선박으로 기술을 확대·적용해 미래 조선산업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im918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