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보폭 넓히는 재계···10대 그룹 중 7곳 ESG 위원회 설립

전경련, ESG 경영 키워드는 '스마트'
'환경·사회' 분야에선 SK그룹이 가장 적극적
'ESG 경영' 경쟁사·이종 업종 간 동맹 체결도

기사승인 2021-04-13 16: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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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국내 10대 그룹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확대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중 7개 그룹은 ESG 위원회를 설치하거나 기존 위원회를 확대·개편했고 나머지 3개 그룹도 올해 상반기 중에 위원회를 설치·가동할 계획이다. 특히 환경·사회 분야에서는 대기업 중 처음으로 ESG 경영을 시작한 SK그룹이 가장 두드려졌다. 아울러 ESG 경영을 위해 경쟁사 또는 이종 업종 간의 동맹 체결도 이어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ESG 경영이 글로벌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고 기업 평가에서 ESG 경영이 중요해진 만큼 그룹 CEO들의 ESG 경영 관심도가 높아진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10대 그룹의 ESG 경영 사례를 분석해 그 특징을 '스마트(S.M.A.R.T)'로 정리했다. 스마트는 '기구설치 구조화(Structuring)', '국제인증 등 측정가능수단 확보(Measure)', '적극적 동맹 체결(Alliance)', '소비자·협력사 관계 중심 프로젝트 추진(Relations)', '친환경 등 기술개발 투자(Tech)'의 영문 앞글자를 딴 용어다.

전경련은 이날 '그룹 ESG 경영 사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조사 결과 상위 10대 그룹 중 삼성, 현대차, SK, 롯데, 포스코, 한화, GS 등 7곳 대기업이 EGS 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LG,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 3곳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 ESG 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LG는 지주사인 (주)LG와 상장계열사 모두 ESG 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사회공헌위원회를 운영 중인 신세계는 전담 조직을 설치할 예정이다.

ESG 경영 보폭 넓히는 재계···10대 그룹 중 7곳 ESG 위원회 설립
ESG위원회 설치 그룹 및 설치 예정 그룹 표.(표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10대 그룹은 환경·사회 분야 가치 계량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K가 가장 적극적이다. SK는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을 설립해 사회적 가치의 화폐화를 추진 중이다. SK는 바스프, SAP, 노바티스 등이 참여하는 VBA(Value Balancing Alliance)의 부회장사이기도 하다. VBA는 ESG 화폐 가치 측정 글로벌 표준 모델을 개발하는 글로벌 기업 연합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2016년 이후 사회·환경지표를 계량화해 발표 중이다.

이들 그룹은 환경, 반부패 등 환경·사회 분야의 국내외 인증에도 적극적이다. 전경련은 "이는 ESG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로 활용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의 환경, 안전, 반부패 등 분야의 국제인증인 ISO뿐만 아니라 탄소 중립 관련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에도 10대 그룹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것이 'RE100' 가입이다.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줄임말인 RE100은 기업이 오는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SK그룹 8개사와 LG화학 등이 가입했다.

탄소 공개프로젝트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에도 다수 기업이 참여 중이다. 삼성은 삼성전자 등 7개사, 현대차 6개사. LG 8개사, SK 3개사, 롯데 2개사 등이 참여해 매해 온실가스배출량 등을 공개하고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에너지 사용량 27만5861 테라줄(TJ), 온실가스 배출량 18322674 tCO2-eq으로 전년 보다 에너지 사용량은 13.83%, 온실가스 배출량은 14.53% 각각 증가했다. 에너지 사용량 증가로 온실가스배출량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에너지 사용량 1만5342 TJ, 온실가스 배출량 90만8559 tCO2-eq으로 전년보다 에너지 사용량은 2.47%, 온실가스배출량은 9.30% 각각 감소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반대로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EGS 경영을 위해 경쟁사나 다른 업종 간 동맹 체결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GS건설과 LG유플러스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에 나섰고, SK텔레콤과 카카오는 ESG 공동 펀드를 조성한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이 펀드를 통해 혁신 정보통신기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ESG 활동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중앙연구소와 한솔제지는 카카오 열매 성분이 함유된 친환경 종이포장재인 카카오 판지를 공동 개발한다.

다수 기업이 참여하는 사례도 있다. 탄소 중립 혁신기술 개발을 목표로 현대차, GS에너지, 한화에너지, 효성중공업 등 10여개 사는 에너지 얼라이언스를 체결했다.

이들 그룹은 소비자·협력사 관계 중심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리스크 통합 관리시스템인 G-SRM(Global Supplier Relationship Management) 등 다양한 IT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매년 공급망 ESG 평가를 해 노동·인권, 환경·관리, 윤리·준법, 안전·보건 등 잠재적 리스크를 점검 중이다.

유통업계는 소비자 중심의 ESG 활동이 활발하다. 롯데케미칼은 소비자 대상 페트병 재활용 캠페인 '프로젝트 루프(LOOP)'를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소비자들이 환경보호 활동에 일상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설치했다. 소비자들이 용기를 가지고 매장을 방문하면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를 35~39% 할인해 준다.

10대 그룹은 친환경 등 기술개발 및 대규모투자에도 적극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수소차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공장 추가 설립 부지 및 규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LG와 SK는 '썩는 플라스틱'을 공동 개발 중이고 롯데는 롯데케미칼 등 주요 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친환경 제품생산, 기후변화 대응 등 4대 핵심과제에 약 5조2000억원 규모로 전략 투자를 확대한다. 

이외에도 포스코 에너지의 플라즈마 기화기를 활용한 대기배출물질 제로(ZERO) 기술,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그린수소 기술 투자를 통한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외 기업들의 ESG 경영 사례를 적극 발굴해 기업들에 공유하겠다"며 "우수사례도 적극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unsik8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