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대웅 공방 재점화… ‘권리 되찾겠다’VS‘억지주장 재탕’

기사승인 2021-05-18 03:00:04
- + 인쇄
메디톡스·대웅 공방 재점화… ‘권리 되찾겠다’VS‘억지주장 재탕’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좌)과 대웅제약의 ‘나보타’(우). 사진=메디톡스·대웅제약 제공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미국 법정공방이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대웅제약, 지주회사 대웅, 이온바이오파마(이하 이온바이오) 등 3개 기업을 상대로 새로운 소송 2건을 제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온바이오는 미국, 유럽, 캐나다 등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를 치료용 목적으로 허가, 수입, 판매하는 권리를 가진 독점 파트너사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이온바이오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에 톡신 개발 중단 및 이익환수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두 기업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을 무시하고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개발한 제품을 판매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 제소 이유다.

동시에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대웅을 상대로 미국 버지니아 동부지방법원에서도 소송을 제기했다. 대웅제약이 도용한 기술로 보툴리눔 독소 생산 방법에 관련된 미국 특허를 얻어냈으며, 형평법상 소유권 이전을 통해 이를 되찾겠다는 것이 메디톡스 측 입장이다. 

이에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추가 소송을 통해 시간을 끌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대웅제약은 균주 도용 주장의 소멸시효가 이미 만료돼, 미국 법원에서 더 이상의 소송을 허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현재 국내에서 같은 내용으로 민사 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미국 법원에서는 사건을 기각 또는 중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ITC의 최종 결정이 무효화된 상황을 뒤집기 위해 이미 수 차례 반복해 온 억지 주장을 법원만 옮겨 ‘재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며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판결 이후에도 미국에서 계속되고 있는 대웅의 위법행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 메디톡스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고자 소송을 제기했다”며 “이번 소송으로 메디톡스가 얻을 권리는 ITC가 제공할 수 없는 손해배상과 특허 소유권 이전에 대한 것이며, 대웅과 이온바이오는 ITC 판결로 이뤄진 3자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기에 미국 법원이 ITC에서 드러난 여러 과학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올바른 판결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ITC에서 오랜 기간 조사를 통해 대웅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는 판결이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관할권에 대한 문제는 없다”며 "메디톡스로부터 도용한 균주와 제조공정으로 개발된 제품을 미국에서 판매하려는 대웅과 이온바이오의 행위, 도용한 기술로 얻은 미국 특허소유권에 대한 관할도 미국 법원이 맡는 것이 당연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맞서 대웅제약 관계자는 “부당했던 수입금지 결정이 철회된 것과 ITC 결정 무효화는 수년 간 소모전을 일단락시킬 수 있는 중요한 마무리”라며 “메디톡스의 주장이 허위임은 이제 한국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 ITC는 지난해 12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판단, 21개월간 나보타의 미국 수입과 판매를 금지했다. 하지만 나보타에 대한 미용 목적 판권을 가진 파트너사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와 메디톡스 파트너사인 엘러간과 3자 합의계약을 맺고, 합의금과 로열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나보타 판매를 재개했다.

이후 대웅제약은 주보에 대한 수입금지명령 철회 및 ITC 최종 결정의 원천 무효화를 신청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ITC는 지난 3일(미국 시간) 수입금지 철회를 승인했으며, 연방항소순회법원(CAFC)에 제기된 항소가 기각되면 ITC 결정이 무효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ITC 결정이 무효화 되면 당사자들은 법적으로 ITC 결정 내용을 다른 재판에 이용할 수 없게 된다.

castleowner@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