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대상아동 최근 3년간 지속 증가세… ‘학대’ 비중 가장 높아

김상희 국회 부의장 ‘양천 아동학대 사망 사건’ 이후 특별법 발의했지만, 법안 심사조차 되지 않아

기사승인 2021-05-21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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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대상아동 최근 3년간 지속 증가세… ‘학대’ 비중 가장 높아
아동학대 그래픽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저출산으로 인해 아동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최근 3년간 보호대상아동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발생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학대’로 나타났다.

보호대상아동이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아니하거나 양육할 능력이 없는 경우의 아동을 말한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에 따르면 보호대상아동 발생 수는 ▲2018년 4538명 ▲2019년 4612명 ▲2020년 5053명으로 지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귀가 및 연고자 인도자 수를 제외해도 2018년 3918명, 2019년 4047명, 2020년 4120명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조치 아동의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학대’가 1766건(42.9%)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부모 이혼 등 539건, 미혼 부모·혼외자 466건, 부모사망 239건 등으로 나왔다. 이들은 시설 입소되거나 가정 보호를 받게 되는데 시설입소는 2727명, 가정 보호는 1393명으로 집계됐다.

시설 입소한 아동들은 ▲양육시설 1131명 ▲공동생활가정 714명 ▲보호 치료시설 452명 ▲일시보호시설 342명 ▲자립 지원시설 20명 ▲기타 68명으로 분류됐고, 가정보호로 분류된 아동은 ▲가정위탁 1068명 ▲입양 전 위탁 237명 ▲입양 88명 등으로 보호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호대상아동의 발생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학대’다. 정부는 지난 2019년 ‘포용국가 아동 정책’, 지난해 ‘아동·청소년 학대 방지 대책’ 등을 통해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 대한 공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동학대에 의한 사망 발생 등 사회적으로 심각한 사건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2020년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10년 5657건이던 아동학대 건수는 2019년 3만45건으로 6배 가까이 늘었다. 학대 유형별로 살펴보면 방임·유기 비중은 감소한 반면, 신체학대 및 정서학대 비중은 늘고 있다.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 수는 2015년 16명에서 2017년 38명으로 증가했고, 2019년 42명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정부는 지난 3월31일 즉각분리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제도는 기존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라 학대 피해 아동을 가정으로부터 72시간 동안 일시적으로 분리하는 ‘응급조치’ 이후에도 돌봄 공백이 발생하거나 재학대 우려가 강할 경우 피해 아동을 분리해 학대피해아동쉼터 등에서 일정 기간 보호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당초 아동학대 사건 발생 시 초동 대응 공무원이 개인의 판단에 따라 아동 분리 여부를 결정했던 것과 달리 학대 신고가 2회 이상 반복되는 등 특정 요건이 충족되면 즉각 학대 가정과 피해 아동을 분리할 수 있다. 해당 제도로 지난달에만 33건의 즉각 분리조치가 취해졌다.

이러한 제도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동학대와 관련한 예산은 보건복지부, 법무부, 기획재정부 등 3개 유관 부처의 협의가 필요해 편성부터 사후 관리까지 행정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올해 기준 전체 보호대상아동 지원 재정사업의 일반회계 예산 비중은 54.5%이며 복권기금은 29.4%, 범죄피해자보호기금은 16.1%다. 부처별로 재원 관리를 하다 보니 사업 수행 현장 상황을 시의성 있게 반영한 예산 편성이 어렵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국회에서도 아동학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진행 중이지만, 진행은 더디다. ‘양천 아동학대 사망 사건’ 김상희 국회 부의장 등 139명의 국회의원이 2018년 이후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 대해 대통령 직속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시행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아동학대 특별법’을 2월에 발의했지만, 법안 심사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관련해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이달 초 경기도 화성에서 2세 입양 아동이 양부의 학대를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반 혼수상태에 빠졌다. 양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7개월 만에 비극이 재현됐다”며 “여야 의원 139명이 ‘아동학대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다른 사안에 밀려 논의조차 되지 않았고, 아동의 권리는 여전히 뒷전이다. 이제라도 아동학대 업무를 맡는 기관들이 사건 발생 이후 대처 과정 등을 보완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와 정부는 이를 고려해 조속히 관련 특별법을 제정해 아동학대 근절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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