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그의 왕' 비에고, 대회엔 언제 나올까

기사승인 2021-05-28 06: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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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의 왕' 비에고, 대회엔 언제 나올까
사진='비에고'. 라이엇게임즈 제공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지난 1월 22일 ‘리그오브레전드(LoL)’에 154번째 챔피언 ‘비에고’가 출시됐다. ‘몰락한 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비에고는 멋진 외모와 참신한 스킬 셋으로 솔로랭크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LoL e스포츠 대회에서 비에고가 나오면 큰 활약을 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LoL e스포츠 리그 어디서도 비에고를 찾아볼 수 없다. 다음달 9일 11.11패치 버전으로 진행되는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에서도 당분간 비에고의 모습은 볼 수 없을 전망이다.

11.3 패치 당시 출시된 비에고는 공식 리그서 글로벌 밴을 이어가는 중이다. 11.8패치로 진행된 2021 MSI에서도 비에고는 등장하지 못했다. 비에고는 처치한 상대의 스킬을 흡수하는 특성을 지녔는데, 모든 챔피언과 상호 작용을 해야 하는 복잡한 매커니즘을 가진 만큼, 각종 버그가 계속해 발생하고 있다.

쉬운 이해를 위해서 우선 비에고의 패시브 매커니즘을 알아야 한다. 비에고의 패시브는 ‘군주의 지배’다. 비에고가 적을 처치하면 10초 동안 상대의 챔피언으로 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10초 동안 대상의 궁극기 이외의 스킬, 공격,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 교전 과정에서 킬을 기록하면 엄청난 캐리력을 뿜어낼 수 있다. 강력한 군중제어기(CC)가 있는 챔피언으로 변해 아군 딜러에게 판을 깔아주거나, 상대 딜러로 변해 대미지를 넣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웃음밖에 안 나옵니다. 진짜 갈때까지 가버린 역대급 버그 탄생

하지만 이러한 특성 때문에 치명적인 버그가 발생했다. 

당초 대부분의 유저들은 이전의 ‘사일러스’ 사례를 예로 들며 비에고도 치명적인 버그가 넘쳐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상대방의 궁극기를 빼앗아 사용하는 '사일러스' 역시 치명적인 버그가 있었다. 2019년 2월 LPL(중국 프로리그) 경기 도중 버그로 인해 사일러스가 궁극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했고, 심판진은 재경기와 함께 사일러스를 사용을 금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후 사일러스는 2주 가량 글로벌 밴을 당했다.

비에고의 경우 사일러스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네 달 동안 라이엇게임즈는 비에고와 관련된 버그를 확인하고, 발견 시 핫픽스(견된 버그의 수정이나 취약점 보완, 또는 성능 향상을 위해 긴급히 진행되는 패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비에고와 관련된 버그가 계속해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비에고의 버그는 총 31건이다. 2021 LCK 서머 스플릿 1주차에 적용되는 11.11패치 버전에서도 버그가 확인됐다. 비에고가 ‘잔나’를 지배하고 ‘울부짓는 돌풍(Q)'를 사용한 뒤, ’럼블‘을 지배해 ’화염방사기(Q)'를 사용하면 화염과 함께 풀차징 돌풍이 나가는 기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버그는 ‘마스터 이’, ‘카직스’, ‘라이즈’에게도 적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비에고가 버그의 상징 ‘렝가’를 뛰어넘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2012년 출시된 렝가는 심각한 버그를 여럿 보유한 챔피언으로 9년 여 기간동안 총 48개가 발견됐다. 하지만 출시 4개월을 맞이한 신 챔피언 비에고는 압도적인 속도로 빠르게 렝가의 기록을 넘보고 있다. “비에고는 ‘몰락한 왕’이 아니라 ‘버그의 왕’이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LCK 관계자는 "당분간은 비에고를 공식대회에서 보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며 "게임 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버그가 다수 있기에 해결되지 않는 이상은 글로벌 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내를 잃은 슬픔에 그림자 군도를 파멸로 이끈 ‘몰락한 왕’, 아니 ‘버그의 왕’을 공식 대회서 보는 것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sh04kh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