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선일보 사과, 용서 안 돼"…유창선 "'좌표찍기' 논란 역지사지하길"

조선일보 "담당기자 실수" 사과
조국 "용서 안돼…법적 책임 물을 것"
유창선 "모두가 역지사지하길"

기사승인 2021-06-24 06: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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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성매매 관련 기사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조 전 장관의 딸을 그린 일러스트를 사용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조선일보가 사과했다. 조 전 장관은 "상습범의 면피성 사과"라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근 불거진 조 전 장관의 '좌표찍기' 논란과 관련해 "역지사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담당기자는 일러스트 목록에서 여성 1명, 남성 3명이 등장하는 이미지만 보고 기고문 내용은 모른 채 이를 싣는 실수를 했다"며 "관리 감독도 소홀했다. 조국씨 부녀와 독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일보는 조선일보는 21일 '"먼저 씻으세요" 성매매 유인해 지갑 털어'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그런데 기사에 첨부된 일러스트는 조 전 장관이 가방을 멘 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모습, 딸 조민 씨가 전화하고 있는 모습에 가까웠다. 

문제가 된 일러스트는 이미 조선일보 2월 27일 자에 실린 서민 단국대 교수의 칼럼 '조민 추적은 스토킹이 아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에 사용된 것이다. 문제를 확인한 이 매체는 이후  다른 일러스트로 교체했다.

조 전 장관은 조선일보가 사과문을 낸 뒤 SNS에 "제 딸 관련 악의적 보도에 대한 조선일보의 두 번째 사과"라며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조민씨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인턴에 지원했다는 오보에 대해 조선일보가 사과한 것에 이은 두 번째 사과란 것이다. 

그는 "상습범의 면피성 사과다.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 국회는 강화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서둘러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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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과문 캡처
이와 관련해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이날 늦은 밤 SNS에 글을 올려 "조국 부녀를 연상시키는 일러스트를 사용한 조선일보의 행태에 나도 혀를 찼다"고 비판했다. 

이어 "굳이 그 얘기를 하지 않았던 것은 조국 교수 또한 배훈천 대표를 좌표 설정해 곤경에 빠뜨렸으면서도 사과를 하지 않은 일이 떠올라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선은 넘지 말고 역지사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 평론가가 언급한 배 씨는 지난 12일 광주 4·19 혁명기념관에서 열린 '만민토론회'에서 실명을 밝히고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한마디로 문제고 무식하고, 무능하고, 무대포"라며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을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후 조 전 장관은 SNS에 '文 실명 비판했다던 광주 카페 사장님, 언론들이 숨긴 진짜 정체는?'이란 제목의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방송 내용을 공유했다. 토론회 주관사인 호남대안포럼이 5·18 역사왜곡처벌법의 폐지 운동을 벌이는 등 우파적인 주장을 해왔고 배씨 역시 정치적 색채가 강하다는 주장이 담겼다. 

조 전 장관이 해당 영상을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배씨는 일부 강성 친문 지지자들의 폭언과 욕설 전화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16일 SNS에 "조국씨, 광주 카페 사장의 정체를 태극기부대, 일베라고 암시하는 당신의 트윗 때문에 가게 전화를 자동응답으로 바꿔야 했다"고 글을 남겼다. 

이날 유창선 평론가의 게시글에는 그의 의견에 공감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유 평론가의 '역지사지' 비판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조국의 가족까지 야비한 방식으로 끌어들이는 건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역지사지는 이런 상황에 잘못 쓴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 평론가는 대댓글을 통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가해적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라며 "조선일보도 물론 잘못한 거고, 조국도 사과할 일 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유 평론가는 "배 대표께는 먹고사는 생존이 달린 문제였다"며 "그 역시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역지사지가 맞다"고 답했다.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