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이준석의 큰 그림?… ‘윤석열은 대통령감 아니다’

최은희 / 기사승인 : 2021-08-13 06: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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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3월 유튜브 출연해 尹 자질 의심
곽상도 “특정 후보 도우려는 것 아니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 사진)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결국 ‘당대표 탄핵’까지 나왔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표와 소속 정당 대선주자 간 기류가 심상치 않다. 윤석열 후보를 평가절하한 이준석 대표의 과거 발언까지 급부상하면서, 예고된 갈등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마찰은 갈수록 첨예해지는 형국이다.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윤 후보 측은 지난 11일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의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 개최를 두고 “후보 대부분이 지지율 1위인 윤 후보를 저격할 게 뻔하다”고 불만을 내비쳐왔다. 당 대표 탄핵까지 거론했다. 이에 이 대표는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 목적이 명확해졌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지도부 패싱’ 논란을 두고 연일 신경전을 벌였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예비후보 간담회에 휴가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4일에는 이 대표와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함께한 쪽방촌 봉사활동에 개인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 대표가 광주로 자리를 비운 사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 대표의 과거 영상물까지 재조명되면서 논란은 커졌다. 그는 당 대표 후보였던 지난 3월6일 한 언론사 유튜브채널에 출연해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지구를 떠야지”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윤 후보의 대통령 자질을 의심하는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MBC 라디오 정치토론 토크쇼에서 “대통령 윤석열을 생각해보면 ‘검찰 자체인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건가’라는 두려움이 있다”며 “위험한 대선후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한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9년 12월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당시 “21대 국회에서 내가 있는 당이 압승해 나중에 유승민 대통령을 만들고”라고 발언했다. 유승민 대선후보는 이 대표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과거 유 후보가 창당한 바른정당에서 함께 활동했다. 지난해 총선 전 보수야권 통합 때까지 바른미래당에서 유 후보와 정치적 가치를 공유했다.

해당 발언을 둘러싼 파장은 커졌다. 당 안팎에서는 예고된 갈등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가 과거부터 윤 후보를 대통령감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여권 유력 대권후보 이재명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윤석열 전 총장의 자질 논란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 대표도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를 뜰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 반증”이라며 “제1야당의 대표가 되기 이전의 발언이지만 해당 발언의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준석 대표도 저질 후보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정치적 행보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과거 발언과 윤 후보와의 신경전이 맞물리면서다. 그간 빚어온 갈등이 의도됐다는 지적이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지금껏 해 온 일들이 특정 후보를 도우려는 게 아니길 바란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이어 “대선 후보는 당원들과 민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대표가 좌지우지할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상반된 평도 있다. 이 대표와 윤 후보 간 갈등이 그저 ‘정치 0단 당대표 리스크’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제1야당 대표로서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잡음 없이 가는 게 중요한데 지금처럼 감정대립으로 가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정치 논란의 당사자가 된 유 후보도 지난 11일 이 대표를 향해 “말을 줄이고 생각할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본인이 큰 방향으로만 가고 있으면 사소한 문제는 풀릴 것”이라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 대표가 힘 조절이 안 된다. 논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특성 때문”이라며 “넘어갈 문제까지 일일이 반응하니까 논란이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가 노력한다고 해도 지지율이 낮은 유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 수는 없다”며 “당 대표는 대선판을 바꿀 힘이 없다. 대선이 진행될수록 대권주자 중심으로 판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역시 “이 대표가 당 분위기를 과도하게 자기 주도적으로 끌고 가려는 경향이 있다”라며 “그렇게 해서는 정무적 경험이 많은 당내 주자들의 호응을 이끌 수 없다. 윤 후보를 감싸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