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박 “‘너나봄’ 1인 2역? 오히려 재밌겠다 싶었죠”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1-08-26 07: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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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박 “‘너나봄’ 1인 2역? 오히려 재밌겠다 싶었죠” [쿠키인터뷰]
배우 윤박. H&엔터테인먼트 제공
[쿠키뉴스] 김예슬 기자 = 배우 윤박에게 tvN 드라마 ‘너는 나의 봄’은 새로운 원동력이다. 1인 2역 첫 도전, 동경하던 선배와의 작업 등 얻어간 것들이 많단다. 이 경험들은 배우 생활의 든든한 자양분이 됐다.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그다. 이번 작품은, 그래서 더 소중하게 남았다.

최근 쿠키뉴스와 화상으로 만난 윤박은 “인간이자 배우로서 많은 걸 배운 소중한 시간”이라며 현장을 회상했다. 윤박은 ‘너는 나의 봄’에서 채준과 체이스 등 두 캐릭터를 연기했다. “정지현 PD, 이미나 작가와 소통한 덕에 가능했다”며 제작진에 공을 돌린 그는 두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 수없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보다 어려운 건 이들의 방향성을 잡는 일이었다. 

“대본이 충분히 나온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체이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계속 고민했죠. 캐릭터가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전개 방향이 달라졌을 때 돌이키기 어려우니까요. 1인 2역을 연기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어요. 시놉시스를 봤을 때부터 1인 2역이어서 더 흥미로웠거든요.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어요.”
윤박 “‘너나봄’ 1인 2역? 오히려 재밌겠다 싶었죠” [쿠키인터뷰]
tvN ‘너는 나의 봄’에서 1인 2역을 연기한 배우 윤박. tvN 제공
윤박이 연기한 채준과 체이스는 각각 복합적인 내면을 가진 캐릭터들이다. 부드럽고 다정한 채준이 소시오패스 기질을 가졌다면, 서늘하고 날이 선 체이스는 유년 시절 트라우마에 갇혀 있다. 얼굴은 같아도 별개의 인물이다. 윤박은 각 인물들을 입체적이면서도 완전히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다. 헤어스타일과 눈빛에 변화를 주고 컬러 렌즈를 사용하는 등 외적으로도 차이를 명확히 했다. 공들였던 만큼 시청자 반응도 좋았다. 연기에 대한 칭찬이 나오자 윤박은 얼른 손사래부터 쳤다.

“촬영 초반부터 계속 만족을 못했어요. 감독님이 괜찮다, 잘했다고 해도 충족이 안 되더라고요. 할 수 있는 선에선 최선을 다했지만, 100%를 준비해도 다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았어요. 시청자 분들께서 좋게 봐주신 게 감사할 따름이죠. ‘윤박이 이렇게 연기했었나?’, ‘윤박이 이렇게 생겼었나?’라는 반응을 봤는데, 정말 좋은 칭찬이어서 기억에 남아요.”

윤박의 재발견이라 할 만하다. 채준과 체이스를 오가는 윤박의 연기로 인해 극의 장르가 힐링 로맨스와 스릴러로 전환됐다. 분위기 전환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캐릭터의 무게감을 어떻게 가져갈지도 연구했다. 어두운 면이 주를 이뤘지만 다른 인물들과의 균형을 위해 노력을 이어갔다. 채준과 체이스를 만드는 과정은 김동욱과 서현진도 함께했다. 특히, 데뷔 전부터 우상으로 삼았던 김동욱과의 호흡은 윤박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
윤박 “‘너나봄’ 1인 2역? 오히려 재밌겠다 싶었죠” [쿠키인터뷰]
배우 윤박. H&엔터테인먼트 제공
“(서)현진 누나는 완전히 그 캐릭터가 돼서 자연스럽게 감정이 교류되는 순간들을 만들어주셨어요. (김)동욱 형은 한 대사에서 조사 하나만 바뀌어도 장면의 느낌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알려주셨죠. 많은 걸 배우면서, 한편으론 꿈이 이뤄지긴 하는구나 싶었어요. 제게 김동욱은 늘 동경하던 선배였거든요. 그런 분과 함께 연기를 해보니까, 꿈은 이룰 수 있는 것이니 앞으로 더 새로운 걸 꿈꿔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새로운 도전을 마치고 남은 건 또 다른 도전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이다. tvN ‘산후조리원’에서는 코믹함을, OCN ‘서치’에선 진중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윤박이다. ‘너는 나의 봄’에선 연기 영역을 확장시켰다. “나는 그저 연기 자체가 좋다”며 눈을 반짝이던 그는 80세까지 연기하고 싶다며 부푼 포부를 밝혔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윤박은 오늘도 도전을 이어간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고 싶어요. 버거울지라도 해보지 않은 것들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가장 크죠. 제 꿈이 여든 살까지 연기하는 거예요. 그러려면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해야 하잖아요? 제 자신을 너무 혹사시키지 않으면서도 하고 싶은 역할을 하려 해요. 내년 상반기에 ‘기상청 사람들’이라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 거기선 또 다른 윤박의 모습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새로워질 제 모습을 기대해주세요.”

ye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