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색 규제①] 中 연예인 통제 강화, 새 활로 찾는 국내 연예계

기사승인 2021-09-09 06: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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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색 규제①] 中 연예인 통제 강화, 새 활로 찾는 국내 연예계
그룹 방탄소년단. 쿠키뉴스 DB
[쿠키뉴스] 김예슬 기자 = 중국이 최근 ‘공동부유’(共同富裕, 다 같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자)를 내세우며 자국 내 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국내 연예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문화·연예, 사교육 분야 등 전반에 적용되는 이른바 ‘홍색 규제’를 발표했다. 사교육 기업을 비영리 기구로 등록해 신규 허가를 금지하는 것부터 18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을 금·토·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8~9시로 한정하는 등의 제재책이다. 

대중문화계 역시 고강도 규제안에 직격타를 맞았다. 중국 국가광전총국과 중앙 인터넷 안전 정보화 위원회 판공실 등은 △ 연예인 인기 순위 발표 금지 △ 미성년자의 연예인 유료 응원 금지 △ 예능 프로그램 유료 투표 제한 △ 연예계 기획사의 팬클럽 책임 지도 △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 출연 금지 △ 고액 출연료 금지 △ 아이돌 양성 프로그램 방영 금지 △ 스타 자녀 리얼리티 프로그램 방영 금지 등 관리 강화 정책을 내놨다. 

방송 및 연예인에 대한 규제 배경에는 중국 내 연예인들의 탈세와 성폭행 등이 있다. 배우 정솽과 자오웨이는 탈세 의혹으로 벌금 부과와 출연작 방송 불허, 이력 등이 삭제되는 제재를 받았다.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엑소 출신 크리스(우이판)도 사실상 퇴출 분위기다.  
[홍색 규제①] 中 연예인 통제 강화, 새 활로 찾는 국내 연예계
그룹 엑소 멤버 크리스로 활동했던 우이판. 쿠키뉴스 DB

통제 여파는 한국 연예인의 중국 팬덤으로도 미쳤다. 해당 정책 발표 이후 그룹 아이즈원 출신 장원영, 블랙핑크 로제, 레드벨벳 슬기 등 국내 아이돌의 중국 팬클럽 관련 웨이보 계정 21개가 30일간 정지됐다. 방탄소년단 지민의 중국 팬클럽은 제주항공 항공기 1대에 지민 사진을 붙였다가 60일간 계정 정지 처분을 받았다. 스타를 비이성적으로 추종한다는 게 그 이유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를 국내 연예계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다만 여파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증권가는 한한령 장기화로 국내 엔터사들의 중국 의존도가 낮아져 이번 규제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복수의 연예 관계자는 국내 연예계가 중국 외 시장으로 영향력을 넓혀온 만큼, 이를 기회삼아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중국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나 외교 관계 및 중국인 멤버의 발언 등으로 인한 정치 이슈, 국내 반중 정서 심화 등 리스크가 컸다”면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 중국 외 국가를 발판 삼아 글로벌 스타로 성장한 사례가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OTT 등 신규 판매처 증가, 판권 수출 및 IP 관련 사업 확대 등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중국 조치가 국내 콘텐츠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연예 관계자 또한 “중국의 규제 정책을 눈여겨보고는 있으나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곤 보지 않는다”면서 “다만 중국 정부의 통제 정책에 따라 중국 국적 아이돌의 활동 방향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e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