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청년기자단] 톨게이트 하이패스, 과속이 ‘국룰’?… “11년간 단속 한 번도 안 했다”

한성주 / 기사승인 : 2021-09-14 07: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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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이패스 교통사고 94건 발생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서울 영업소다. 많은 차량이 속도제한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다.   사진=맹찬호 기자

[쿠키뉴스] 맹찬호 쿠키청년기자=국내 운전자 10명 중 8명은 하이패스 이용자다. 2012년 56.9%에 그쳤던 하이패스 이용률은 지난해 85.2%로 28.3%p 증가했다. 고속도로 하이패스 차로를 통과하는 차량도 적지 않다. 지난해 고속도로 이용 차량은 약 390만대(388만220대), 그중 하이패스 이용 차량은 약 330만대(330만7564대)로 집계됐다.

이용 차량이 많아진 만큼, 사고도 많다. 최근 5년간 고속도로 하이패스에서 발생한 사고는 2016년 114건, 2017년 101건, 2018년 89건, 2019년 101건, 지난해 94건 대로 유지됐다.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도입된 하이패스가 오히려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자리 잡은 실정이다. 

11년간 경찰청 톨게이트 제한속도 단속 전무

톨게이트 속도제한이 유야무야한 규정으로 전락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하이패스 단차로 차로를 통과하는 차량의 제한속도는 30km/h다. 하지만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시 궁내동에 위치한 성남영업소 단차로 톨게이트 속도 측정 결과, 대부분 차량이 제한속도 30km/h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한국도로공사 홍보실 언론홍보팀 관계자에 따르면 고속도로 톨게이트 내 교통사고는 지난해에만 94건 발생했다.

규정 위반이 일상화됐지만, 아무도 제재하지 않는다. 2010년 9월부터 톨게이트 제한속도가 30km/h로 법제화됐지만 11년 동안 단 한 번도 과속 단속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도로공사 교통처 교통계획팀 이성욱 교통 제어 차장은 “하이패스 영업시스템 등에는 차량 속도를 감지하는 장치가 없다”며 “별도로 현재까지 톨게이트 내에서 단속하지 않고 있으며 단속 권한은 경찰청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용인서울고속도로에 위치한 금토 영업소다. 단차로 톨게이트에 제한속도 30km/h 표지판이 보인다.   사진=맹찬호 기자

운전자들도 할말이 많다. 속도제한 규정이 하이패스 차로 환경에 적합하지 않아, 운전자들은 규정을 위반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지적이다. 경기 용인에 거주하는 주 모(32) 씨는 “단차로 톨게이트에서 앞 차량이 30km/h 표지판을 보고 급감속해 사고가 날 뻔했다”며 “30km/h 속도제한은 거의 모든 운전자가 준수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3.0m의 차로 폭은 너무 좁다”며 “일반적인 차량이 사이드미러까지 포함하면 2.0m가 넘어 좁은 골목을 통과하기에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차로 하이패스 제한속도 고민 해소

이에 정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하이패스 차로를 넓히고, 더 많은 차량이 차로를 통과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연말까지 전국 34개 고속도로 영업소에 다차로 하이패스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다차로 하이패스는 2~4개의 하이패스 차로를 하나의 차로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차로 구분 시설물을 철거하고 고속도로 본선과 동일한 차로 폭을 확보한다. 고속도로 이용 차량이 영업소를 빠른 속도(제한속도 30km/h→50 또는 80km/h)로 통과할 수 있어 1개 차로당 통과 대수가 최대 64%(1,100대/h→1,800대/h) 증가했고 차로 폭이 3.6m로 넓어져 안전한 통과가 가능해졌다.

올해까지 한국도로공사는 34개소의 영업소에 다차로 하이패스를 구축해 단계적으로 개통한다고 밝혔다. 또한 다차로 하이패스 구축이 어려운 경우에도 운전자가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단차로 하이패스 차로폭 확장(3.0m→3.6m)도 추진한다.

지난달 31일 한문철 교통전문변호사는 “예전에는 하이패스에 차단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며 “현재까지 굳이 제한속도를 30km/h로 유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단말기 장착없이 하이패스 차로에 진입했으면 무리하게 현금요금소 차선으로 변경 말고 그대로 하이패스 차로를 이용한 뒤 나중에 통행료를 납부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또 "추석 귀향길 운전자는 무조건 조금이라도 힘들다면 사고 예방을 위해 휴게소에 들어가 쉬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kukinew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