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또 확장… 지금은 스핀오프 시대

기사승인 2021-10-07 06: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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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또 확장… 지금은 스핀오프 시대
SBS ‘펜트하우스’와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각각 기획된 tvN 예능 ‘해치지 않아’와 ‘슬기로운 산촌생활’.   tvN 제공
[쿠키뉴스] 김예슬 기자 = 예능계에 다양한 형태의 스핀오프가 등장하고 있다.

예능 후속이나 번외로 선보여지던 스핀오프(SPIN OFF, 기존 작품에 기반을 두고 새롭게 파생돼 나온 작품)에 변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예능과 예능의 스핀오프를 넘어 최근에는 예능과 드라마, TV와 OTT 사이 장벽도 허물어지는 모습이다.

예능과 예능 스핀오프의 대표적인 예는 ‘나영석 사단’으로 불리는 제작진과 출연진이 총집합한 tvN 예능 ‘신서유기’ 시리즈다. ‘신서유기’ 외전으로 ‘꽃보다 청춘 - 위너’, ‘강식당’, ‘삼시세끼 - 아이슬란드 간 세끼’ 등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TV조선도 스핀오프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트롯 오디션 시리즈 성공을 기반으로 번외 격 프로그램을 론칭해 좋은 성적을 냈다. ‘내일은 미스터트롯’ 결승에 진출한 톱6가 출연한 스핀오프 예능 ‘뽕숭아학당’과 ‘사랑의 콜센타’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수성했다. MBC는 추석 연휴에 ‘복면가왕’ 스핀오프로 ‘더 마스크드 탤런트’를 방영했다. 이외에도 ‘오늘부터 운동뚱’·‘오늘부터 댄스뚱’(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여은파’(MBC ‘나 혼자 산다’) 등 TV 프로그램의 스핀오프가 웹 예능으로 제작돼 확장을 꾀했다.

이처럼 스핀오프가 기존 예능 속편과 번외로 기획됐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분야 간 벽을 넘는다. 방송사의 벽은 물론, TV 방송과 유료 플랫폼 사이도 자유롭게 오간다.

가장 도드라지는 예는 지난달 28일 첫 방송된 tvN ‘해치지 않아’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 악역을 맡은 배우 엄기준, 봉태규, 윤종훈이 일상적인 모습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는다. 최근 방송에는 게스트로 ‘펜트하우스’에 함께 출연한 배우 이지아가 등장했다. 드라마 인기에 힘 입어 첫 회 시청률이 평균 3.5%, 최고 4.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적을 냈다. 장르 경계를 넘어 다른 방송사 드라마를 스핀오프 예능으로 제작한 건 이례적이다.

tvN은 자사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주역 ‘99즈’와 자사 예능 ‘삼시세끼’를 결합한 스핀오프 예능 ‘슬기로운 산촌생활’을 오는 8일 선보인다. 배우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우정 여행을 그릴 예정이다. 지난달 종영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는 마지막회 시청률이 14.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던 만큼, ‘슬기로운 산촌생활’에 대한 기대도 더해지는 모습이다.

방송사 간 경계가 허물어진 스핀오프는 TV와 OTT도 넘나 든다. 다음달 국내 서비스를 개시하는 디즈니플러스는 SBS ‘런닝맨’ 스핀오프인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 론칭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재석 등 일부 멤버는 출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런닝맨’ IP를 계승하는 새 예능이 될 가능성도 크다.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 스핀오프는 기존 시청자를 일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6일 쿠키뉴스에 “스핀오프의 강점은 익숙함과 신선함의 조화”라면서 “출연진 관계성이 다져져 있거나 프로그램의 기본 토대가 마련돼 있으면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접근이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다만 정체성을 잇되 새로움을 보여줘야 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ye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