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공장장 출신 이사, 경영 쇄신 첫 단계?…“오너가로부터 독립이 관건”

남양유업 10월29일 주주총회…의안에 이사진 선임건 올라
사내이사 후보 중 2명, 남양유업 공장장 출신…“낙농업계 이해도 높아”
일각에선 이사진 독립 운영 우려도

기사승인 2021-10-20 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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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공장장 출신 이사, 경영 쇄신 첫 단계?…“오너가로부터 독립이 관건”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남양유업 본사 전경. 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불가리스 사태 이후 홍원식 회장 사퇴와 대주주 지분 매각 철회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남양유업이 주주총회를 연다. 주총 의안은 ‘이사 신규 선임의 건’이다. 사내이사 후보엔 남양유업 공장장 두 명도 이름을 올렸다. 낙농업계 이해도가 높은 공장장 출신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오너가로부터 독립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이달 29일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남양유업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을 선임한다. 

정재연(53) 공장장과 이창원(54) 공장장이 사내이사 후보에 올랐다. 

정 공장장은 지난 2015년 남양유업에 입사했다. 천안공장장을 거쳐 현재 세종공장장을 맡고 있다. 세종공장은 남양유업 제품 생산의 중축인 곳이다. 남양유업 제품 생산량 약 40%를 담당하고 있으며, 납품 낙농가만 전국 200여곳에 달한다. 공장에 납품하는 1일 납품량만 약 232톤이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한 달 기준 74억원 규모다.

정 공장장 추천 배경에 대해 현 이사회 측은 “정 공장장은 낙동 전문지식이 많고 다양한 공장활동으로 원가절감과 경영혁신에 기여한 바가 크다”며 “적극적인 경영활동에 참여해 수익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정 공장장은 홍 회장 사퇴 선언 후 경영 공백을 메꾸기 위해 꾸려진 ‘남양유업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당시 정 공장장은 오너 영향을 받지 않고 쇄신안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외부에서 보는 우려를 잘 알고 있다. 비대위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정 공장장은 대주주 지분구조 개선까지 끌어낸 인물로도 꼽힌다. 지난 5월 홍 전 회장은 새로운 남양으로 출범하기 위해 대주주 지분구조까지 모든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라고 비대위에 전달한 바 있다.

이 공장장도 남양유업에 몸 담은 역사가 길다. 그는 2011년 남양유업에 입사해 남양유업 기획본부장을 거쳐 나주공장장, 경주공장장을 역임했다. 현재 나주공장을 경영하고 있다. 

이사회 측은 “이 후보자는 낙농 전문지식과 회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경영성과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공장장 출신 이사 후보를 두고 먼저 남양유업 노조 측은 긍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노조 관계자는 “이전 사측과 의논 과정에서 외부 전문 경영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 왔지만 남양유업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이사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 우선 긍정적인 변화라고 보고 있다”며 “경영개선 첫 단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장장 출신들이 오너가로부터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남양유업 가맹점 관계자는 “전문성과 이해도뿐만 아니라 새롭게 꾸려질 이사회는 오너일가로부터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홍 전 회장 밑에서 일했던 두 공장장이 사내이사 후보 적임자인지는 의문이 든다. 오너리스크로 흔들린 남양유업이었던만큼 오너가로부터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이사진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smk503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