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채용부터 상품 판매까지…편의점, 왜 ‘메타버스’ 꽂혔나

기사승인 2021-10-26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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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채용부터 상품 판매까지…편의점, 왜 ‘메타버스’ 꽂혔나
CU가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제페토’에 오픈한 ‘CU제페토한강점’의 모습 / 사진=BGF리테일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편의점 업계가 ‘메타버스’ 활용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업계 주 고객인 MZ세대(1980년 초~2000년 초 출생)들이 가상공간에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등 메타버스에 열광하고 있어서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의 뜻을 가진 메타(meta)와 ‘우주, 세계’란 뜻을 가진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신입 사원 채용부터 가상 매장까지 전 방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올해 처음으로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메타버스로 진행했다. 지원자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 마련된 면접 장소 ‘세븐타운’에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입장한 뒤 화상 면접을 보는 방식이다.

세븐타운 안에는 면접자 대기 장소와 회사 및 주요 직무 소개 영상을 시청하는 상영관도 마련됐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으로 채용 과정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 구직자와 자유롭고 유연하게 상호 소통하기 위해 메타버스 면접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지난달 ‘게더타운’을 통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온라인 설명회를 진행했다. 현직자와 영업관리(SC), 상품운영(MD), 마케팅, IT 직무를 희망하는 150여 명의 취업준비생이 온라인으로 얼굴을 마주하며 소통의 시간을 보냈다. 

CU는 지난달 게더타운에서 ‘BGF 가상현실 교육센터’를 열고, 임직원 직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서울 혜화동의 BGF교육연구센터를 실제와 똑같이 구현한 온라인 공간이다. 강의장, 카페테리아, 야외공간까지 그대로 옮겨왔다. 강의 및 발표, 실습도 실제 대면 교육과 동일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신입 채용부터 상품 판매까지…편의점, 왜 ‘메타버스’ 꽂혔나
‘GS25×싸이월드’ 콜라보레이션 상품으로 출시될 ‘미니홈피빼빼로’ 상품. / 사진=GS리테일
가상 세계에 편의점 매장이 생기기도 했다. CU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서 ‘한강점’과 ‘교실매점’을 연이어 열었다. 한강공원 편의점 외관을 그대로 본 딴 제페토 한강점에는 가상 구매가 가능한 실제 브랜드 삼각김밥, 라면, 과자 등을 판매한다. CU 측은 제페토 점포에서 오프라인 매장과 상품 결제를 연동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제페토 입점을 두고 경쟁했던 GS리테일은 ‘싸이월드’와 협업에 나섰다. GS리테일은 지난 7월 싸이월드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와 메타버스 시너지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싸이월드에 GS리테일 '쇼핑채널'이 생겨 유저들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고 배달받을 수 있게 됐다. GS리테일은 앞으로 싸이월드 내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편의점들이 이렇듯 메타버스에 집중하는 이유는 MZ세대의 눈길을 끌기 위함이다. 제페토의 누적 가입자 수는 2억4000만명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제페토의 이용자 연령 비율을 살펴보면 80% 이상이 10대 이용자로 나타난다. 이처럼 미래 세대의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편의점 업계도 미리부터 변화에 대응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메타버스 공간이 단순 마케팅을 넘어 주요 소비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향후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이 발전해 메타버스 몰입도가 높아진다면 더 큰 역할이 가능 하게 될 것”이라며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 실물 쇼핑이나 체험 등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ist1076@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