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현장서 이탈한 경찰관...다시 불붙는 ‘여경 무용론’

황인성 / 기사승인 : 2021-11-20 19: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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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사과에도 각종 커뮤니티 중심 ‘여경 무용론’ 제기
경찰 내부서도 비판...해당 경찰관 파면 요구 국민청원도

경찰.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흉기 난동 현장에서 도망친 경찰에 대한 비판과 함께 ‘여경 무용론’이 다시 제기됐다. 인천경찰청장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사고 현장을 이탈한 경찰을 파면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글까지 등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는 층간소음 문제로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현장을 찾은 경찰 중 A 경위는 건물 밖에서 신고자의 민원을 접수하고 있었고, 또 다른 B순경은 3층에서 남은 가족들과 함께 있었다. B순경은 여경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위층 주민인 40대 남성이 칼을 들고 휘두르자 B순경은 현장을 이탈했다. 지원 요청을 위한 목적이나 범인이 흉기를 휘두르는 현장에 피해자를 남기고 이탈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잇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인천경찰청은 공식 사과를 했다. 송민헌 인천경찰청장은 18일 “시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은 경찰의 소극적이고 미흡한 사건 대응에 대해 피해자분들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면서, “피의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는 별개로 현재까지 조사된 사항을 토대로 철저한 감찰을 진행해 해당 경찰관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공식 사과에도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다. 각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경찰관에 대한 질책과 함께 여경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2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번 여경 사건에 대한 여경 반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체대 출신 동창 여경에게 이번 논란을 두고 내부 분위기가 어떤지 물었더니, ‘동기들 있는 단체대화방은 앞으로 현장 나가지 말라는 상부 지시 내려 올 것 같아 축제 분위기’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의 진위는 확인할 수 없지만, 글이 각종 커뮤니티로 퍼지면서 ‘여경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이제 여경은 필요가 없어지겠다”, “공채가 아닌. 무도특기자. 국제대회 입상자. 특수부대 출신 특채로만 뽑던가 해야한다” 등의 누리꾼들의 이야기들이 등장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경찰관이 범죄 현장을 이탈했다는 사실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면서, “경찰 차원에서 재발 방지 대책과 내부 지침 등을 세우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19일에는 해당 경찰관을 파면해 달라는 국민청원 글까지 등장했다. 

인천시민임을 밝힌 청원인은 “범죄자가 잘한 게 없지만, 범죄자에 의해 피해가 발생할 게 명백한 상황이었다면 경찰은 무엇을 했어야 했다”면서, “경찰을 어떻게 믿어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젠 출동 경찰관이 도망칠지 모른다고 생각해야 하느냐”면서, “형사재판과 별개로 파면 징계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여경의 파면과 여경들의 체력기준 강화를 청원합니다’란 제목의 또 다른 청원글도 등장했다

청원인은 “인천 빌라 흉기난동 사건 때 달아났던 그 여경을 본보기로 파면시키고, 앞으로 여경들의 체력기준을 남경과 동일하게 끌어올리거나 못해도 남경 체력기준의 70~80% 수준으로는 끌어올려 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직 여경들에게도 이러한 체력기준을 적용해 일정기간 체력을 만들게끔 시간을 준 뒤, 그 이후 체력측정 때 기준이 미달한 여경들에게는 불이익 혹은 경고해달라”며, “여경을 늘리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전에 경찰관으로서 구실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경찰청 감찰부서와 112상황실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사건 대응이 적절했는지 합동조사를 진행 중이다. 층간소음 갈등으로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후 도주 우려가 있어 구속됐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