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무뎌진 금감원, 시장친화 행보에 업계 반응은

유수환 / 기사승인 : 2021-12-09 0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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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DB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의 업계 친화적인 방향에 업계와 시민사회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정 원장은 취임 직후 공언한 것처럼 금융업계에 유연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는 강성에 가까웠던 윤석헌 전 원장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금융위원회와 관계에서도 매우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 독립’을 강조하면서 금융위와 대립각을 세웠던 윤 전 원장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정은보 금감원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정은보 금감원장은 전날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 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함영주 부회장이 하나은행 제재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법 논리도 그렇고 실무자들의 불완전 판매 문제라서 지휘 책임을 물을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달 2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 조치안을 상정·심의했다. 제재심은 지난 7월 15일에 이어 추가로 개최된 것이지만 이날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금감원은 설명 자료를 통해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사태와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왜곡된 내용을 알린 주된 행위자는 실무자급”이라며 “그 감독자는 임원급이라 당시 은행장이던 함 부회장까지는 감독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의 업계친화적 행보는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 은행장들과 만난 첫 상견례 자리에서도 사전예방적 감독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은행 제재와 관련해서 ‘정은보 원장의 행보가 친금융적이다’라고 오해를 받고 있지만 이 사안은 사법적인 판단이 필요한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엇박자를 보였던 금감원과 금융위의 입장 차가 좁혀지는 것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임 금감원장이 강성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두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정은보 원장의 행보에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하나은행의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사태는 DLF(파생결합펀드) 사태보다 더 중대한 위법행위가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사결과가 나온 상태임에도 제 2차 제재심에서도 심의를 마무리하지 못하였다는 위원회 결과는 기관과 임원이 반박・대응할 시간을 벌어주고, 사람들 머릿속에서 이 사건이 잊히기를 기다리는 전형적인 대응방법”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참여연대 신동화 간사는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와 달리 금융사를 견제하거나 관리하는 곳이다. 금감원의 본질적인 역할을 외면한 채 시장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정 원장은 금감원장으로서 책무를 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문제는 금융소비자의 피해와 밀접하다”며 “ 때문에 향후 예방을 위해서라도 어느 때 보다 엄중한 제재가 필요한데 그러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