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민금융 키워드 #최저금리인하 #햇살론

법정최고금리, 연 24%에서 20%로 인하
햇살론15·카드·안전망대출Ⅱ 출시

기사승인 2021-12-24 0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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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민금융 키워드 #최저금리인하 #햇살론
자료=기획재정부

올해 서민금융은 ‘최저금리 인하’와 ‘햇살론 개편’이라는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연 24%인 법정최고금리는 20%로 낮아졌으며, 이에 맞춰 각종 정책금융상품들과 중금리대출들의 금리도 낮아졌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업권은 역대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지만 대부금융업권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법정최고금리, 연 24%에서 20%로…이자부담 낮아졌다

올해 7월7일 법정 최고이자율이 연 24%에서 20%로 낮아졌다. 이날을 기점으로 신규로 대출을 받거나 기존 대출을 갱신 연장할 때 연 20%를 초과한 금리는 모두 불법으로 규정됐다. 다만 기본적으로 최고금리 인하는 기존 대출에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금리 인하와 함께 저축은행과 캐피탈, 카드사 등은 자율적으로 기존 대출에도 최고금리 인하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해당 금융권에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모두 20% 이하의 금리를 적용받게 됐다. 대부업권은 일괄 적용은 하지 않지만 성실 상환자에 한해 소급 적용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서민 차주들의 이자절감이란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대출문턱이 높아질 것이란 부정적인 효과도 함께 발생할 것이라 예상했다. 당국은 연 20% 초과 금리 대출을 이용하던 239만명 중 208만명인 약 87%의 이자 부담이 매년 약 483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작용도 생겨났다. 최고금리가 낮아지면서 대출을 받지 못한 ‘소외자’들이 생겨난 것. 이에 따라 불법사금융의 피해건수도 늘어나게 됐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올해 7~10월 4개월 동안 ‘불법 대부업 집중단속’을 벌여 1001명(446건)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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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위원회

대출소외, 햇살론 개편 통한 ‘정책서민금융’으로 막는다 

법정최고금리가 인하되면서 생겨날 수 있는 부작용, ‘대출소외’ 현상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은 정책서민금융 시스템을 개편했다. 가장 대표적으로 ‘햇살론17’의 금리를 낮춘 ‘햇살론15’가 있다. 햇살론 15의 금리는 연 15.9%다. 연체 없이 성실하게 상환하면 매년 금리를 1.5∼3%p씩 내려 이용 기간 최대 6%p의 금리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연 20% 초과 고금리 대출을 상환하기 위한 목적의 대환 상품인 ‘안전망대출Ⅱ’도 있다. 기존 안전망대출은 24%에 맞춰졌지만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상품도 함께 개편됐다.  7월 7일 이전에 연 20%를 넘는 고금리 대출을 1년 이상 이용하고 있거나 만기가 6개월 이내로 임박한 개인 차주가 대상이다. 단 기존 대출을 정상적으로 상환해온 저소득·저신용자(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4500만원 이하이면서 개인 신용평점 하위 20%)여야 한다. 적용 금리는 연 17∼19%다.

기존 상품 개편 뿐 아니라 신규 정책금융상품도 나왔다.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최저신용자(신용점수 하위 10% 이하)를 위한 ‘햇살론카드’다. 연소득(증빙소득이나 인정소득 기준)에서 연간 대출 원리금상환액을 차감한 가처분소득이 600만원 이상이어야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또한 서민금융진흥원 금융교육 포털 내 햇살론 카드 필수교육 3과목을 모두 이수해야만 한다.

또 1인당 1개 카드만 허용되며 현금서비스, 카드론, 리볼빙 등 카드대출과 유흥주점 등 일부 업종에서의 이용이 제한된다. 햇살론카드가 출시되면 국민·롯데·신한·우리·하나·비씨·삼성·현대 등 8개 카드사 대면·비대면 채널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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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중앙회 제공

2021년, 저축은행 웃고 대부업 울었다

저축은행업권은 올해 3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시중은행 가계대출 규제로 인한 대출수요가 2금융권에 내려왔기 때문. 저축은행업권에 따르면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95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전년동기 대비 64.5% 증가했다. 전분기에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승세다.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도 실적 향상에 성공했다. OK저축의 3분기 순익은 51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8% 늘었다. 누적 기준 1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55.5% 늘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26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1.0% 증가했다. 누적 순이익은 39.2% 증가한 643억원으로 집계됐다. 웰컴저축은행도 전년보다 62% 상승한 324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순익은 1031억원으로 29.2% 확대됐다.

반면 대부금융의 실적은 쪼그라들고 있다. 최고금리 인하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대부금융사들이 신규대출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부업체 이용자 수는 139만명으로 전년 말보다 약 39만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부업체 대출 잔액도 14조536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조 3807억원 줄었다. 대출 승인율 역시 하락했다. 대부업체의 지난해 대출 승인율은 2년 전(12.6%)보다 1.8%p 하락한 10.8%로 집계됐다.

지금의 대부업계 비용 구조를 고려하면 저신용자 대상 대출 감소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금융위는 보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기존 대부업 신용대출 이용자 98만명 중 31만1000명이 이탈할 것이라 보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라는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를 선정, 이들에 대해선 각종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는 ▲법률 준수 ▲서민 신용대출 실적 ▲최고금리 인하 이후 저신용자 대출 유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된다. 이들 회사에 대해선 은행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