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공식석상…‘승부사’ 방준혁이 그린 넷마블의 청사진

기사승인 2022-01-28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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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만에 공식석상…‘승부사’ 방준혁이 그린 넷마블의 청사진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   사진=강한결 기자

“블록체인 게임, 그리고 메타버스를 더 이상 '가상'으로 보기 어렵다. 이젠 ‘제2의 현실’로 봐야 한다.”

“많은 국내외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준비하거나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을 한국에서만 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4년 만에 공식석상 앞에 선 ‘승부사’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의 입은 거침없었다. 방 의장은 ‘메타버스’, ‘NFT(대체블가능토큰)’, ‘블록체인’ 등 최근 게임업계 화두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면서, 넷마블이 가야할 미래 청사진을 공개했다.

넷마블은 27일 서울 구로 신사옥에서 NTP(전략 기자 간담회, NETMABLE TOGERTHER WITH PRESS)를 진행했다. 2018년 제 4회 NTP 이후 4년 만에 다시 열린 행사에는 방 의장을 비롯해 권영식·도기욱 넷마블 대표, 넷마블네오를 비롯한 6개 자회사의 대표가 모두 참석했다.

방 의장은 “이번에 NTP를 오랜만에 개최했는데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며 “올해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 내년으로 미뤄야 하나’ 고민했지만, 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프로젝트의 핵심을 고르고 골랐는데도 20종이 넘는다”며 “모두 대작이고 웰메이드로 제작된 자식같은 작품인데 한꺼번에 보여드리느라 하나하나 제대로 소개를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4년 만에 공식석상…‘승부사’ 방준혁이 그린 넷마블의 청사진
2022 제5회 NTP.   사진=강한결 기자

방 의장이 바라보는 4년의 ‘저성장’

“넷마블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고성장을 이뤄냈다. 5년간 6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2년 경영위기 타파를 위해 모바일 시장에 도전했고 메이저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8년 이후 4년 동안은 성장 정체기를 맞이했다.”

방 의장은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넷마블의 행보에 대해 말했다. 그는 “2018년부터 사실상 중국시장 진출 기회를 상실했고,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근무 환경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며 “어느 정도 적응을 하니 2020년부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방 의장은 “중국 진출의 어려움과 업무환경의 변화는 어느정도 예상된 부분이기에 다양한 준비를 했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체제 전환은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IT업종의 경우 재택근무를 진행하더라도 어느 정도 업무를 진행할 수 있지만, 게임과 같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나마 이제는 재택근무로 인한 영향이 줄었기에, 이전처럼 개발 기간이 늘어지는 일은 감소했다”고 전했다.
 4년 만에 공식석상…‘승부사’ 방준혁이 그린 넷마블의 청사진
2022 제5회 NTP.   사진=강한결 기자

급변하는 게임시장 속 방 의장의 선택…결과는?

방 의장은 “이전에 넷마블은 매년 10종 가량의 신작을 출시했지만, 2018년부터는 신작 출시가 5종으로 줄었다”면서 “대신 개발인력을 꾸준히 충원했고, 게임 R&D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와 유럽 등의 서구 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M&A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2018년 제4회 NTP 당시 방 의장은 “급변하는 게임시장에서 이제는 넷마블의 강점인 속도경쟁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며 “이를 위해 넷마블은 네 가지 선제적 대응전략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는 4년 전 밝혔던 대응 전략의 결과를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네 가지 전략은 ‘플랫폼 확대’, ‘자체 IP(지식재산권) 강화’, ‘AI 능력 증대’, ‘새로운 장르 개척’이다. 방 의장은 “플랫폼 확장의 경우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닌텐도 스위치)’, ‘오버프라임(PC)’·‘스쿼드배틀(PC)’ 등의 작품과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을 다수 출시하면서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 IP도 과거에 비해 많이 늘었다”며 “이번에 공개된 20종의 신작 가운데 넷마블의 자체 IP는 65%, 공동 개발은 10%”라고 밝혔다.

아울러 “AI 기술 강화로 꾸준히 진행했는데 번역, 음성인식, 성우 밸런스, 이상 부분 탐지 등의 기술에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장르 개척의 경우 “이종문화 융합 콘텐츠를 다수 선보였는데 ‘BTS 월드’, ‘일곱 개의 대죄’, ‘BTS드림’, ‘아스달연대기’, ‘나혼자만 레벨업’, ‘신의 탑’ 등의 작품에 이러한 점이 잘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방 의장은 “2021년 넷마블의 해외매출은 74%이며 2015년 28%에서 크게 증가했다”며 “중국시장 매출이 전무하지만 다른 시장에서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북미 매출은 44%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넷마블 게임의 80% 이상이 글로벌을 타깃으로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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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5회 NTP.   사진=강한결 기자

넷마블,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신사업으로 도약

4회 NTP에서 방준혁 의장은 '블록체인이 게임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당시 그는 “실체 없는 코인 발행으로 투자자를 모으는 게 아니라 거래되기 힘들었던 무형자산에 암호화폐를 연결해 이익과 권리를 공유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NTP에선 “2020년도까지 블록체인은 보안 및 기술의 사업 안정성 강화, 사회적 공감의 확대를 가졌다”며 “넷마블은 2022년부터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산업 초기의 부작용을 겪겠지만, 결국 극복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작년부터 많은 준비를 했고 올해부터 블록체인 진출의 본격화가 이루어진다”라고 설명했다. 방 의장은 “이제는 본격적으로 블록체인과 연계된 다양한 비즈니스가 진행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넷마블 블록체인은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먼저 넷마블 본사는 게임 중심의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한다. 넷마블에서 개발하고 퍼블리싱하는 게임들에는 게임의 재미가 우선하는 게임 중심의 블록체인을 구성한다. 자회사 넷마블F&C는 블록체인을 중심에 놓고 거기에 게임을 비롯한 여러 콘텐츠들을 결합시킨다. 생태계 조직을 목표로 메타휴먼, 웹툰, 웹소설 분야에도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다.

방 의장은 “굉장히 많은 국내외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준비하거나 고민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을 한국에서만 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블록체인 게임의 출시 자체는 열어주되 이후 나올 부작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메타버스도 자사의 미래먹거리로 삼는다. 방 의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되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줬다”며 “팬데믹이 가져온 비대면 일상화가 산업 니즈 크게 확대하는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방 의장은 “게임은 메타버스 구현의 토대가 되고 있다. 아바타, 홈, 타운, 커뮤니티, 경쟁, 협력, 경제 구현 등 메타버스의 다양한 키워드들이 상당 부분은 게임하고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4년 만에 공식석상…‘승부사’ 방준혁이 그린 넷마블의 청사진
2022 제5회 NTP.   사진=강한결 기자

넷마블의 메타버스는 ‘메타노믹스’와 ‘메타휴먼’ 두 축에서 진행된다. 이날 선보인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는 실물 부동산 기반의 메타버스 NFT 게임이다. 보드게임이었던 '모두의 마블'이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플레이어는 디지털 자산을 획득하고 거래할 수 있다. 방 의장은 “당연히 P2E의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법의 규제로 막혀있어서 한국에서는 P2E를 제외하고 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다양한 메타 휴먼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사 메타 휴먼 ‘제나’는 인플루언서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신작 ‘오버프라임’과 그랜드 크로스S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추가된다.

방 의장은 “블록체인 게임은 재미와 더불어 NFT를 통해 무형자산화돼 게임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넷마블은 게임, 메타버스, 블록체인을 융합시킨 진화된 형태의 새로운 메타버스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