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운 서울 ‘전세살이’… 4년간 2억 올랐다

기사승인 2022-07-06 15: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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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운 서울 ‘전세살이’… 4년간 2억 올랐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서울 내 전세 거래가 실종되고 있다. 가파른 전셋값 상승에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월세시대’가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시세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338만원이다. 4년 사이 전셋값은 약 2억 치솟았다. 2018년 8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억3419만원이다. 

같은 기간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서울의 전셋값 상승은 두드러졌다. 지난 4년간 경기와 인천 아파트 전세 가격은 각각 1억3807만원(2억4274만원→3억8081만원), 8775만원(1억9883만원→2억8658만원) 상승했다.

전세 가격이 오르는 상황 속에서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까지 커지면서 ‘전세의 월세화’도 빨라졌다. 서울은 2월부터 월세가 전세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 계약 중 월세거래는 3만3889건으로 전세거래(3만1422건)를 넘어섰다. 

서울에서 집을 찾지 못하자 경기도로 거주지를 옮기는 ‘탈서울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통계청 국내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지난해 5월~올해 4월) 서울을 벗어난 인구는 모두 53만728명이다. 이 중 62.08%(32만9468명)는 경기도로 전입했다.

문제는 오는 8월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2년을 맞아 전셋값 상승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지난 2020년7월 시행된 임대차2법으로 전세 2년 연장 계약 시 5% 이상 집값을 올리지 못했던 집주인이 연장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2022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대폭 상향된 가격으로 전세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급 지연으로 인한 전세시장 상방 압력도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7일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올 하반기 전세가 상승률이 2.5%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8월 이후 임대차 시장에서 들려오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