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금리인상 공포에 부동산 시장 ‘꽁꽁’

기사승인 2022-08-26 09: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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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속 금리인상 공포에 부동산 시장 ‘꽁꽁’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사진=임형택 기자

금리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2019년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부동산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됐다. 거래절벽 상황 속 ‘입주지연’도 속출하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5일 기준 서울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2.9로 지난 5월9일부터 16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7월1일 조사(80.3) 이후 약 3년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치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 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가격도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0.14% 내렸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 값은 0.18% 하락했다. 2013년 1월 둘째 주(-0.19%)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주 대비 0.11% 하락했다.

주택 매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새 아파트 입주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7월 전국 입주율은 79.6%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첫 70%대다. 월별 전국 입주율은 지난 2월 하락전환(83.1%, 2%p↓)한 뒤 5월(82.4%, 0.1%p↑)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6월 다시 하락하면서 7월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다. 

입주율은 지방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86.7%에서 88.7%로 2%p 상승한 반면 6대 광역시는 82.5%에서 79.6%로 2.9%p 내렸다. 기타지역도 80.4%에서 76.1%로 4.3%p나 하락했다. 

미입주가 증가한 원인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거래절벽’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금마련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입주 원인 조사 결과 기존 매각주택 지연은 40%, 세입자 미확보가 26%로 나타났다. 잔금대출 미확보는 28%에 달했다. 이밖에 분양권 매도지연 6% 등이었다. 

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하반기 공급 물량도 쌓이면서 시장 침체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전날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개최하고 현재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p 인상했다. 1999년 기준금리 제도 도입 이후 사상 첫 네차례 연속 인상이다. 

9월 입주 예정을 앞둔 전국 아파트 물량은 역대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R114에 따르면 9월 전국에서 3만6094가구가 입주할 전망이다. 전년 동월(1만7682가구)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물량이자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동월 최다다. 

여경희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생애최초 주택가구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과 물가인상 등의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거래 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며 “아파트 입주가 집중되는 곳은 기존 주택 매도 지연에 따른 미입주나 역전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