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미승선’ 2선 자원들, 벤투 마음 흔들 수 있을까

소속팀서 좋은 활약 펼치는 김대원·이강인·이승우
월드컵 엔트리 23인서 26인으로 확대, 외면 받던 이들에겐 기회

기사승인 2022-08-30 16: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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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미승선’ 2선 자원들, 벤투 마음 흔들 수 있을까
지난해 6월 올림픽 대표팀 일원으로 가나와 평가전을 치른 이강인.   대한축구협회(KFA)

월드컵을 향한 벤투호의 엔트리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오는 11월에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뛸 베스트 일레븐을 사실상 결정한 상태다. 부동의 공격수 3인방 황의조(올림피아코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을 필두로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정우영(알 사드)이 중원을 꿰찼다. 수비진은 김진수(전북 현대), 김민재(나폴리), 김영권, 김태환(이상 울산 현대)이 나란히 서며 김승규(알 샤밥)가 골키퍼 장갑을 낀다. 4년 가까이 꾸준히 호흡을 맞춘 만큼, 이들은 부상이 없는 한 카타르 무대를 누빌 것으로 보인다.

주전 경쟁은 사실상 끝이 났지만, 이들과 함께할 벤치 멤버 경쟁은 여전히 뜨겁다. 이 중 체력적 부담이자 교체 카드로 많이 활용되는 2선 자원의 경쟁은 가장 치열하다. 권창훈(김천 상무)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엄원상(울산 현대) 정도가 승선이 유력한 가운데, 나머지 선수들이 벤투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소속팀에서 분전하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최근 리그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리그 3경기에 출전해 약 83분을 소화하며 1골 1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이전까지 지적받던 몸싸움과 수비 능력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이며,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프리롤’ 역할을 소화하면서 팀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해 3월 일본과 평가전 이후 약 1년 5개월 동안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그는 지난 14일 스페인 매체 마르카와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있을 것이다. 조국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월드컵 전까지 좋은 경기력을 계속 보여준다면 나에게도 월드컵 출전 기회가 있을 것이다. 모든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눈에 띄는 ‘미승선’ 2선 자원들, 벤투 마음 흔들 수 있을까
지난 1월 터키 전지 훈련에 참여한 김대원.   대한축구협회(KFA)

강원FC의 ‘크랙’ 김대원도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다. 올 시즌 리그에서 10골 11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에서 3년 만에 10-10(10골 10도움) 달성자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21개)를 기록하고 있으며 도움 1위에 올라있다. 특히 지난 27일 수원 삼성과 맞대결에서는 벤투 감독이 보는 앞에서 2개의 어시스트를 올리며 ‘무력 시위’를 펼쳤다. 

1997년생인 그는 지난 1월 터키 전지훈련 외에는 벤투호와 함께하지 못했다. 벤투호에 번번이 외면당했지만 최근 퍼포먼스가 엄청나 승선 가능성이 올라가고 있다. 김대원은 지난 27일 수원전 기자회견에서 “선수 선발은 벤투 감독님의 권한이다. 눈에 들지 못했지만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덤덤하게 말한 바 있다.

눈에 띄는 ‘미승선’ 2선 자원들, 벤투 마음 흔들 수 있을까
지난해 6월 올림픽 대표팀 일원으로 가나와 평가전을 치른 이승우.   대한축구협회(KFA)

수원FC의 이승우도 꾸준히 거론되는 후보 중 한 명이다. 올 시즌 K리그1(1부리그)에서 뛰는 이승우는 11골 3도움으로 발군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시즌 초반 대비 몸 상태가 오르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8일 성남FC전에선 드리블로 수비수들을 젖혀낸 뒤 반 박자 빠른 중거리 슈팅을 때려 득점에 성공했다.

이승우는 지난 2019년 6월 평가전 이후 3년 넘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승선 가능성이 언급될 때마다 이승우는 “항상 준비되어 있다”고 속내를 표했다. 

한편 이번 카타르 월드컵부터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겨울 월드컵 등의 이유로 엔트리가 23인에서 26인으로 늘어났다. 분위기를 바꾸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춘 김대원, 이강인, 이승우 등이 벤투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