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품은 한화…노조 반발·기업심사 등 숙제 남았다

기사승인 2022-09-28 17: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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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품은 한화…노조 반발·기업심사 등 숙제 남았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었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2030년 글로벌 방산 톱10’이라는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하지만 반발하고 나선 노조 리스크와 기업결합심사 등 넘어야할 산도 만만치 않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은 지난 26일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투자합의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앞으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49.3%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산은의 지분은 55.7%에서 28.2%로 줄어들게 된다.

유상증자 참여 한화 계열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원) 등이다.

다만,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확정 전까지 남은 관문은 있다.

노조들이 매각 과정에서 노조를 배제시켰다며 인수에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노조와 구성원 참여 없는 일방적인 매각발표에 분노한다"며 "매각 진행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조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지회의 이런 요청에도 산은이 일방적으로 매각을 진행한다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물리력을 총동원해 전면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며 "어떠한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책임은 정부와 산은, 인수자인 한화에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화그룹에 연락을 취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화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하고,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되는 만큼 새로운 경쟁자 등장도 배제할 수 없다. 대우조선은 이날 '투자유치 공고'를 냈다. 다음달 17일까지 투자의향서를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경쟁입찰에 뛰어들 경쟁자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조원가량의 자금력을 보유한 기업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화의 인수가 거의 확실시 된 상황에서 오히려 부담될 수 있어서다. 대우조선의 지난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677%로 부채가 10조4740억원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오너들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한화그룹이 이미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는데, 여기에 추가로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 정도의 의지를 가졌다면 산은이 인수자를 구할 때부터 참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해외공정경쟁당국에서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산은은 10여개국에서 기업결합 심사가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달리 한화그룹이 대우조선과 동종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결합 심사는 문제가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