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은 여의도 정치...‘가짜뉴스’ 양산·몰아가기 만연

김의겸발 ‘청담동 술자리’ 의혹, 결국 가짜뉴스 판명
불리하면 ‘가짜뉴스’ 몰아가는 與...국민 불신 키워

기사승인 2022-12-01 0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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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잃은 여의도 정치...‘가짜뉴스’ 양산·몰아가기 만연
국회의사당.   사진=박효상 기자

여의도 정치권을 향한 국민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국민의 생각과 행복이 최우선인 국가정책을 만들겠다느니 정치는 주권자인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느니 말은 번지르르하지만, 실상은 제 앞길 찾기에 여념 없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데이터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일과 28일 양일간 전국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야 국회의원 의정활동에 대한 신뢰도를 물은 결과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85.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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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이는 대통령 국정 부정 평가보다도 심각한 수준으로 여의도 정치가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지난 11월 4주차 발표된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무당층이 직전에 실시된 조사 대비 3.9%p 증가했다. 2주 전에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자는 34.7%였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3.5%p 감소한 31.2%로 집계됐다. 반면 무당층은 23.4%에서 27.3%로 3.9%p 늘었다. 

정치 전문가들은 대화와 타협 그리고 민심을 바라봐야 하는 여의도 정치가 당리당략(당의 이익과 당의 전략)에만 매몰돼 있다는 점을 신뢰도 하락의 주요한 이유라고 봤다. 특히 검증되지 않은 ‘가짜뉴스’를 양산 행태가 국민 시선에서는 좋게 보이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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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별개 항목으로 국회의원이 가짜뉴스를 더 확산시키는지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동의한다’는 응답률이 과반을 넘는 58.0%를 나타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38.9%였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 평가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도 민주당의 지지율은 크게 오르지 않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최근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한 청담동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는데 최초 제보자가 거짓 제보였다고 경찰 조사에서 밝히면서 결국 가짜뉴스로 판명됐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유튜브 등에서 나올 법한 이슈가 야당 국회의원 입을 통해 전해지면서 민주당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봤다.

이 소장은 지난달 3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치적인 이슈들은 사실에 기반해 다뤄야 하는데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민주당이 자극적인 이슈에 편승하려는 모습으로 보이면서 중도층의 마음이 떠나가고 있다”며 “의원이 술자리 의혹을 충분히 제기할 순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가짜뉴스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문제가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유튜버들은 자극적인 내용으로 방송할 수 있지만, 정치인은 이에 편승해선 안 되고 사실에 기반한 발언 등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뢰 잃은 여의도 정치...‘가짜뉴스’ 양산·몰아가기 만연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자신들에게 불리한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는 행태도 국민 불신의 또 다른 이유다. 최근 국민의힘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조사와 이를 근거한 보도에 대해 여론 조작이라는 프레임을 걸고 비판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최근 쿠키뉴스 의뢰로 데이터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와 쿠키뉴스 보도를 “여론조사를 앞세운 노골적인 여론몰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심의 등록도 되지 않은 업체이고, 가중값 적용 등을 적시하지 않았다면서 여론조작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다수의 리서치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여론 조작 주장은 무리라고 평가했으며, 여론조사를 유리할 땐 수용하고 불리할 땐 부정하는 행태는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민들은 정치권의 ‘달면 삼키고, 쓰면 뱉기’식의 여론 수용 행태를 부정적으로 봤다. 데이터리서치 여론조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떠나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는 정치인의 대응 방식’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은 결과, ‘심각하다’는 응답이 86.4%에 달한 게 이에 대한 방증이다. 

이번 데이터리서치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100%)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5.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2년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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