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트·손흥민·윤석열, 이럴 때 ‘중꺾마’를 말했다

기사승인 2022-12-10 17: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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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트·손흥민·윤석열, 이럴 때 ‘중꺾마’를 말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의 시초가 된 유튜브 쿡깸 채널의 썸네일.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이른바 ‘중꺾마’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회자되고 있다. 2022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탄생한 이 말은 월드컵을 거치며 대한민국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신조어가 됐다. 

데프트, 1라운드 패배 후 인터뷰에서

지난 10월9일 쿠키뉴스 유튜브 채널 ‘쿡깸/쿠키뉴스게임’에 2022 롤드컵에 출전한 DRX팀 주장 ‘데프트’ 김혁규 선수의 인터뷰가 게재됐다. 김혁규는 안타까운 1라운드 패배 후 문대찬 쿠키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상대 팀이 잘했다. 오늘 지긴 했지만 우리끼리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기자는 김혁규의 말을 정리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영상 제목을 달았다. 이후 DRX는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초반 열세로 평가됐지만 연이어 승리했다.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물리치고 ‘페이커’ 이상혁마저 꺾으며 롤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데프트와 DRX 지난 10년간 끊임없이 롤드컵의 문을 두드렸다. 매번 고배를 마셨으나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노력한 끝에 값진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데프트·손흥민·윤석열, 이럴 때 ‘중꺾마’를 말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문구가 적힌 태극기를 들고 사진을 찍은 권경원(왼쪽)과 조규성.  대한축구협회(KFA) SNS
이광용·구자철·한준희, 16강 대한민국 대 브라질전 중계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피파랭킹 1위 브라질과 만났다. 어려운 경기였다. 전반에만 4골을 내줬다. 패색이 짙어졌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31분, 백승호의 그림 같은 중거리슛이 터졌다. 구자철 KBS 해설위원은 “선수들은 전혀 꺾이지 않았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플레이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도 “우리의 꺾이지 않는 마음, 바로 이 놀라운 골에서 증명된다”며 환호를 질렀다. 이광용 KBS 캐스터는 경기 종료 후 “우리 선수들이 국민들과 공유한 메시지가 계속 울림 있게 다가온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이건 축구에만 통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데프트·손흥민·윤석열, 이럴 때 ‘중꺾마’를 말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룬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환영행사를 갖고 있다. 임형택 기자
손흥민·김영권, 귀국 후 인터뷰에서 

9%. 미국의 한 통계 전문 사이트는 우리나라가 16강에 갈 확률을 한자리수라고 봤다.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16강 진출을 위한 각종 경우의 수가 복잡하게 따라 붙었다. 전제 조건은 강력한 우승후보인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1승을 따내는 것이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실점했지만 선수들은 꺾이지 않았다. 전반 27분 김영권의 동점골,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역전골이 터졌다. 2 대 1 승리였다. 12년 만의 16강 진출에 모두가 환호했다. 대표팀을 이끈 주장 손흥민 선수는 귀국 후 인터뷰에서 중꺾마를 언급하며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줬던 부분이 있다. 앞으로 국민 모두가 이런 문장을 새겨 한 발짝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영권 선수도 YTN과의 인터뷰에서 “(중꺾마라는 말이) 선수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우리가 정말 꺾이지 않는 마음을 보여줘야 되지 않겠냐고 선수들끼리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데프트·손흥민·윤석열, 이럴 때 ‘중꺾마’를 말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환영 만찬에서 주장 손흥민 선수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 착용했던 주장 완장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채워주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월드컵 대표팀 환영 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환영 인사에서 “여러분은 우리 국민에게는 여러분이 이번 월드컵의 우승팀”이라며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도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커다란 울림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 선수가 주장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어려운 경기를 잘 해낸 것처럼 저도 국가가 어려운 일 처할 때마다 모든 책임을 갖고 일을 잘하겠다”며 “여러분이 보였던 투혼을 저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이태원 압사 참사 등으로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타개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