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굴욕 ‘한풀이’… 시작된 ‘엔비’의 날갯짓 [LCK]

기사승인 2023-02-19 22: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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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굴욕 ‘한풀이’… 시작된 ‘엔비’의 날갯짓 [LCK]
리브 샌드박스의 원거리 딜러 '엔비' 이명준.   쿠키뉴스 DB

‘엔비’ 이명준(리브 샌드박스)이 유망주 딱지를 떼어내고 본격적인 날갯짓을 시작했다. 

이명준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 디플러스 기아(DK)와의 맞대결에 선발 출전해 세트 스코어 2대 0 승리에 기여했다. 리브 샌박은 7승(3패)째를 수확하며 DK를 밀어내고 리그 4위로 올라섰다.

격세지감이다. 작년 서머 여름 ‘프린스’ 이채환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던 이명준은, 올 시즌 팀 리빌딩과 함께 재차 주전 원거리 딜러로 나섰다. 하지만 개막전이었던 DK와의 맞대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연발하며 쇼케이스를 망쳤다. 이에 ‘1군에서 통할 선수가 아니다’라는 혹평까지 나왔다. 

리그가 반환점을 돈 현재, 이명준에 대한 평가는 당시와 정반대로 뒤집혔다. 캐리력을 보여주면서도 기복 없는 경기력을 유지하는 등 ‘모래군단’의 주축이 돼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당초 ‘4약’으로 분류됐던 리브 샌박은 이명준의 활약에 힘입어 우승 경쟁을 다투는 팀으로 거듭났다. 

자신에게 굴욕을 안긴 DK와의 재회를 앞둔 이명준의 각오는 남달랐다. 그는 이날 경기에 앞서 “개막전 때 DK에게 호되게 당했다. 지고 나서 배운 게 되게 많다. 꼼꼼하게 못 했던 게임이었는데 그 후로 많이 발전했다. 데프트 선수를 다시 만나서 꼭 이겨 복수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명준은 고대했던 DK와의 맞대결에서 그간 잘 벼린 칼날을 힘차게 휘둘렀다. 1세트는 ‘바루스’를 플레이 해 교전 때마다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막바지 전투, 전열 최전방에서 쉬지 않고 화살을 쏘아대며 한타 대승을 이끌었다. 5킬 5어시스트에 노데스를 기록한 이명준은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됐다. 2세트에도 ‘진’을 플레이 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십분 수행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명준은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데프트를 존경해왔다. 그를 꺾으며 나도 발전했다는 걸 느낀다”면서 “스스로 발전을 추구하고 있어서 기량이 나아지는 것 같다. 앞으로 만족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기뻐했다.

스스로를 증명한 이명준의 날갯짓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미 그를 보는 관계자들의 시선은 달라졌다. T1의 김강희 코치는 팀 자체 유튜브 콘텐츠에서 이명준에 대해 “(리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원거리 딜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명준이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똑똑히 각인시킬 수 있을까.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