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지지부진’ 카카오 주가, 투자자 속앓이 깊어진다

카카오, 최고점 대비 70% 폭락…이달도 10% 떨어졌다
계열사 주가도 ‘흐림’…카카오뱅크 보합세 ‘유지’

기사승인 2023-06-22 06: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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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지지부진’ 카카오 주가, 투자자 속앓이 깊어진다
사진=카카오 제공.

코스피가 1년여 만에 2600선을 돌파하는 등 원만한 증시 흐름에도 불구하고 카카오 주가 반등은 요원해 보인다. 한때 카카오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저력을 뽐냈으나, 현재는 10위권 밖으로 내몰렸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공모가를 크게 하회하는 주가는 올해도 횡보 흐름에 그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기업공개(IPO) 당시 과도한 프리미엄이 부여됐다고 지적받았다. 한 증권사는 공모가보다 주당 목표가액을 낮추기도 했다. 당시 제시했던 목표주가가 현재 카카오뱅크의 주가 흐름과 일치하고 있어 주목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2% 하락한 5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는 4% 줄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6%가량 상승 곡선을 그린 것에 비하면 역행하는 흐름이다. 특히 이달 들어 10%가량 급락했다.

카카오는 지난 2021년 4월 5대1로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유통주식 확대를 위해 보통주 1주당 가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쪼갠 것이다. 액면분할 이후 사흘간 거래정지를 거쳐 거래를 재개한 카카오는 주가 급등세를 이어갔었다. 동년 7월 17만3000원의 장중 최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네이버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도 올랐다. 그러나 약 2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70% 넘게 내려갔다. 시가총액 순위도 포스코퓨처엠과 셀트리온에 밀려 14위까지 떨어졌다.

올해 1분기 실적 부진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400억원, 711억원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587억원) 대비 55.2% 급감했다.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어닝 쇼크’의 실적이다.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는 사업 전반적으로 성장률이 둔화된 점이 꼽힌다. 더불어 콘텐츠 부문 마케팅비가 증가한 점과 인공지능(AI) 관련 기술 개발·투자 비용 집행도 큰 영향으로 다가왔다. 광고주 집행 축소 영향으로 비즈보드 매출은 전년 대비 역성장했다.

전망도 밝진 못하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대부분의 광고 매출이 디스플레이 광고(DA)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려면 경기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 AI 관련 투자 비용 증가가 예상돼 카카오의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카카오를 둘러싼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다. 자회사의 연이은 물적분할로 일반적인 지주사 역할에 갇혀있다는 지적이다. 모회사의 주주가치를 떨어트린다는 점이 문제로 보여진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자회사를 차례로 상장시켜 물적분할 논란을 야기했다. 카카오가 자회사 상장을 시도하는 이유는 자금조달도 꼽히지만, 기존 투자자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로 추정된다.

미국 시장을 살펴보면, 핵심 사업부를 분할해 상장하지 않는다. 아울러 자회사는 상장하지 않는 게 일반적으로 알려졌다. 지주사 디스카운트로 인한 주주 피해를 막기 위함이다. 알파벳(구글)과 구글을 예시로 들면, 이들 기업은 상장사를 하나만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들의 주가 흐름도 동일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3만9000원으로 지난 2021년 8월 유가증권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특히 동월 19일 종가 기준 9만2000원으로 최고점을 달성하는 등 시장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현재 카카오뱅크 투자자들은 곡소리를 내고 있다. 공모가액보다 낮은 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21일 종가 기준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4500원이다. 공모가를 크게 하회하는 주가다. 올해 들어서도 1.4%만 증가하는 등 보합세에 머물렀다. 최고점 대비로는 무려 73%나 감소했다.

카카오뱅크는 2분기에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 상승 동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해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하반기에 카카오뱅크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카카오뱅크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0% 증가한 79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 것”이라며 “대출 고성장에도 NIM이 하락하면서 순이자 이익 증가세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기업공개(IPO) 시기 과도한 프리미엄이 부여됐다고 지적받았다. 당시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상장주식수 4억7500만주, 시가총액 18조5000억원으로 주가수익비율(PBR)은 3.3배 수준”이라며 “상장은행 PBR의 심각한 저평가상태를 감안해도, 금융권 내에서 20%를 상회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 대비 PBR 1.0배 이상이 없다는 점에서 카카오뱅크 프리미엄은 과도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공모가인 3만9000원보다 낮춘 주당 목표가액인 2만4000원을 제시했었다. 

그 이유로 김 연구원은 “국내 상장은행이 높은 대출 성장으로 인해 고(高) 프리미엄을 받았던 지난 2006~2008년 PBR 2.0배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2021년말 자본총계 5조5800억원 대비 PBR 2.0배를 적용해 시가총액 11조2000억원을 제시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도하게 선반영된 현재 기업가치를 감안하면, 투자자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할 때 주가하락 폭은 클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살펴봤듯이 현재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4500원이다. 과도한 기대감에 따른 투자는 위험성을 동반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